[특급호텔 에센스④] '똑똑한 반전' 신세계 조선, 110주년 재도약 기회
[특급호텔 에센스④] '똑똑한 반전' 신세계 조선, 110주년 재도약 기회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4.07.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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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틴 조선 서울' 국내 最古 호텔 자부심, 10월 개관일 맞춰 프로모션 활발
코로나 시기 공격적 투자, 내실 다지며 만성적자 '아픈 손가락' 벗어나 위상↑
올해 개관 110주년을 맞은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 야경. [제공=조선호텔앤리조트]
올해 개관 110주년을 맞은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 야경. [제공=조선호텔앤리조트]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올해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1914년 환구단 부근 서양식 ‘조선호텔’을 모태로 한 ‘웨스틴 조선 서울’이 개관 110주년을 맞은 뜻 깊은 해이기 때문이다. 조선호텔 대표작인 웨스틴 조선 서울은 국내 호텔업계 최고(最古)의 역사를 자부한다. 오는 10월10일이 웨스틴 조선 서울의 개관일이다. 

◇110주년 띄우며 본업 경쟁력 강화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업황이 차츰 회복되는 가운데 롯데, 신라 등 소위 호텔업계 빅(Big)2는 국내외 출점에 활발히 나서고 한화는 오너를 중심으로 젊은 콘텐츠와 신사업 발굴에 애쓰고 있다. 파르나스는 호실적을 바탕으로 모기업인 GS리테일에서 인적 분할해 이르면 내년 초 신설법인 상장을 추진한다. 

조선호텔은 110주년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웨스틴 조선 서울을 중심으로 다양한 호텔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110주년을 적극 띄우며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 110주년을 맞아 다양한 상품을 내놓았다. 현재 웨스틴 조선 서울의 시그니처 향을 담은 디퓨저를 특전으로 담은 ‘센티드 저니’ 패키지로 8월 말까지 운영한다. 조선호텔 소믈리에가 엄선한 ‘110주년 와인 컬렉션’과 하우스 커피 브랜드 베벤떼의 110주년 상품 ‘비벤떼 컨티뉴에’도 선보였다. 

또한 조선호텔은 프리미엄 김치 상품으로 소비자 인지도가 높다. 올해 110주년을 맞아 기순도 명인과 함께 3년 만에 신제품 ‘조선호텔 기순도 장 김치’를 기획했다. 이 외에 치즈 아이스크림 케이크, 애플타르트, 쿠키 등 반응이 좋은 베이커리 상품과 침구, 타월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상품들을 110주년 기념에 맞춰 잇달아 출시했다.  

조선호텔은 10월이 개관달인 만큼 남은 하반기에도 110주년 의미를 담은 가정간편식(HMR)과 온라인 전용 베이커리 등 다양한 리테일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지난 6월에 이어 조만간 2차 고객 감사 프로모션을 전개할 계획이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다가오는 10월 개관 110주년을 맞이해 ‘최초의 탁월함과 최상의 환대’라는 의미의 ‘퍼스트 투 파이니스트(First to Finest)’ 슬로건 아래 전 호텔 사업장 객실 및 식음 상품들과 외식 브랜드의 대대적인 고객 감사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올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맨' 이주희 체제, 레저부문 인수…시너지 '관건'  
신세계그룹 이마트 자회사인 조선호텔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웨스틴 조선 서울·부산’과 독자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 등 단출한 포트폴리오를 가졌다. 또 한동안 적자가 지속돼 ‘아픈 손가락’으로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그룹 오너 정용진 회장의 꾸준한 투자를 기반으로 호텔업황이 크게 위축됐던 코로나 기간 △특급호텔 그랜드 조선 부산·제주 △비즈니스호텔 포포인트 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 명동 △라이프스타일 호텔 그래비티 판교 서울 △럭셔리 호텔 조선팰리스까지 5개의 중·대형 호텔을 연이어 오픈했다. 지난해 2월에는 강원도 양양에 ‘코랄로 바이 조선’ 문을 열며 사업장을 11개(파라스파라 리조트 포함)로 늘렸다. 경쟁 관계인 롯데·신라와 어느 정도 맞붙을 수 있는 체력을 갖춘 것이다. 

실적만 보더라도 2020년 연결기준 매출액 1490억원, 영업손실 706억원에서 작년 매출 5562억원, 영업이익 402억원으로 3년 새 매출은 273% 늘었고 1100억원 상당의 이익을 내는 ‘알짜’로 거듭났다. 코로나 기간 독자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위기를 기회로 똑똑하게 반전시켰다. 이 같은 성과는 작년 9월 신세계그룹이 임원인사를 통해 당시 한채양 조선호텔 대표를 이마트 수장으로 선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코로나를 거치며 오프라인 유통업 위기가 본격화된 가운데 만성적자였던 조선호텔 경영을 정상화한 한 대표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조선호텔 대표가 그룹 핵심 계열사 수장으로 이동한 첫 사례다. 조선호텔의 높아진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주희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이주희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조선호텔은 이후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현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가 잠시 겸임하다가 지난해 11월부터 이주희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1992년 입사 이래 ‘신세계맨’으로서 그룹 내에선 ‘전략통(通)’으로 알려졌다. 이주희 체제 첫 실적인 올 1분기 매출액은 13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늘었다. 영업이익도 35% 성장한 54억원으로 흑자 경영을 이어갔다.

조선호텔은 최근 신세계건설 레저 부문을 인수했다. 경기 여주 자유CC와 아쿠아필드 하남·고양·안성 등이 주 사업장이다. 이 과정에서 △종합레저 체육시설 관리 용역업(골프장 및 부대시설) △묘목재배 및 조림사업 △공중목욕탕 수영장 고급사우나업 △휴양콘도 운영업 등을 신규 목적 사업으로 추가했다. 이마트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자금도 조달 받았다. 이주희 대표는 호텔사업을 이끌기 전까지 레저 부문을 총괄해왔다. 호텔과 레저 사업 간 시너지를 통해 조선호텔의 성장을 꾸준히 이어가는 게 이 대표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레저 등 다양한 사업군을 대상으로 호스피탈리티 위탁 서비스의 다각화 전략을 실행 중”이라며 “올해는 레저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영업활성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웨스틴 조선 서울과 레스케이프는 아쿠아필드 등과 연계한 객실 패키지를 출시하며 레저 부문과의 시너지를 도모했다.  

◇지역 호텔 치열한 경쟁 속 '웨스틴 조선 부산' 리뉴얼 
젊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성인 1인 기준 20만원에 육박하는 특급호텔 뷔페 인기는 여전하다. 조선호텔은 지난 5월 웨스틴 조선 서울 ‘아리아’, 조선팰리스 ‘콘스탄스’ 뷔페 메뉴를 개편했다. 서울 특급호텔 3대 뷔페로 명성이 높은 아리아는 이번 개편으로 ‘카우보이 스테이크’, ‘북경오리’, ‘싱가포르식 칠리 랍스터’, ‘수박빙수’ 등 이색 메뉴를 추가하며 프리미엄 고메 경험 제공에 신경을 썼다는 평을 얻고 있다.

서울 특급호텔 3대 뷔페 중 하나로 꼽히는 웨스틴 조선 서울 아리아의 개편 메뉴.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서울 특급호텔 3대 뷔페 중 하나로 꼽히는 웨스틴 조선 서울 아리아의 개편 메뉴.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조선호텔은 ‘웨스틴 조선 부산’ 리뉴얼도 모두 완료했다. 부산은 최근 롯데호텔 ‘L7 해운대’, 소노인터내셔널 ‘소노문 해운대’, 미국 윈덤그룹의 ‘윈덤 그랜드 부산’ 등 신규 대형 호텔들이 속속 개관하면서 지역 호텔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조선호텔은 지난 3년 여간 웨스틴 조선 부산의 객실·수영장·로비·라운지 등을 순차적으로 단장하고 부산 최고(最古) 특급호텔로서 명성을 다시금 높이겠단 계획이다. 

다음 순서는 ‘파르나스호텔’이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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