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상반기 영업익 흑자, 수주목표 초과…호황 불구 생산지연 우려
국내 조선 빅3가 16년 만에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았지만 노동조합 공동파업으로 근심이 커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노조에 이어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지난 25일 파업 투표를 가결했다. 이에 따라 조선 3사는 모두 ‘파업 리스크’에 놓이게 됐다.
HD현대중공업 파업 찬반투표는 노조가 조합원 75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 65%(4919명)가 찬성했다. 노조 전체 조합원 과반이 파업에 찬성했기 때문에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HD현대중공업과 더불어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현대미포 등 8개 조선업 노조(HD현대삼호, HSG성동조선, 케이조선, HJ중공업)도 다음달 동반 파업을 예고했다. 8개 노조가 활동하는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여름휴가가 끝난 8월 중순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일정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지회(한화오션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85.4%(3641명)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하고 지난 15일 7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22일 97.14%(3226명)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도 파업을 위한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조선업계는 올 상반기 16년 만에 슈퍼사이클에 돌입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 12일 187.78포인트로 올해 들어 최고점을 기록했다. 최대 호황기였던 2008년 9월의 191.6포인트와 3.82포인트 차이다.
이에 따라 조선 3사 상반기 영업이익은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764억원, 매출액 6조6155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보다 428.7%, 21.3% 증가했다. 올해 총 144척, 계약 규모 162억7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 135억달러를 7월에 이미 120.5% 초과 달성했다.
한화오션은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이 433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매출액은 4조8197억원으로 47.8% 증가했다. 2분기는 영업손실 96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영업손실 1590억원)에 비해선 적자 폭을 94% 줄였다. 올해 총 27척, 53억3000만달러 규모를 수주해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수주 금액 35억2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1.9% 증가한 13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조5320억원으로 같은 기간 30.1% 늘어났다.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4년 4분기 이후 10년 만이다. 올해 총 22척을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 97억달러의 51%를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목표로 제시한 영업이익 4000억원을 순탄하게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 3사는 모처럼 수주 호황이 찾아왔는데 노조 파업으로 기회를 놓치게 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인력난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에 파업까지 겹치면 생산이 지연될 수 있다”며 “수주 호황기에 노사 갈등보다는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