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최고'들의 파업‧사직 협박(?)…진짜 투쟁할 곳은 따로 있는데…
[데스크칼럼] '최고'들의 파업‧사직 협박(?)…진짜 투쟁할 곳은 따로 있는데…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4.07.08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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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기본인상률 5.1% 거부한다.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주겠다.”

“의대 증원을 결사반대한다. 병원을 떠나겠다.”

국내 1위 기업 삼성전자의 기술자‧근로자들과 국내 최고의 엘리트 집단으로 불리는 의사들 목소리다. 공통점은 최고의 기업과 최고의 집단이란 ‘최고’에서의 볼멘 목소리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결국 8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창립 55년 만의 실질적인 첫 파업이다. 앞서 지난 6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31주년에 맞춰 노조가 파업에 나섰지만 당시엔 단체로 휴가를 내는 연차투쟁이었다.

하지만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이번엔 총파업 결의대회까지 열었다. 그리고 파업의 목표가 “생산 차질”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마침 삼성전자는 2분기 깜짝 실적을 올린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회복이다. 지난해 극심한 불황을 버텼고 하반기 슈퍼사이클(대호황)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생산 차질을 거론한 만큼 자칫 반도체 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실제 업계에서는 향후 삼성전자의 과제로 엔비디아 5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납품하지 못하는 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점유율이 대만 TSMC와 비교도 안되게 작다는 점을 꼽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전삼노는 10일까지 3일간 1차 총파업을 시작했다. 사측이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2차 단체 행동까지 나선다는 방침이다. 파업의 명목은 ‘임금 기본인상률(5.1%) 거부한 조합원에게 더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등이다.

문제는 삼성전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어가는 자동차업계와 조선업계에서도 파업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날 분위기다. 특히 현대자동차 노조는 최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10일과 11일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일 방침이다. 부분파업이 현실화되면 6년 만의 공식 파업이다. 이 경우 기아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현대모비스 노조도 이미 지난달 5차 교섭 결렬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져 현대차 노조 파업시 연쇄파업이 우려된다.

여기에 최근 한국지엠 노조는 이미 생산직·사무직 2시간 경고 파업을 벌이며 임단협을 진행 중이다. 조선업계에선 HD현대가 22~24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예고한 상태다. 특히 오너인 정기선 부회장을 교섭 테이블로 촉구하며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 속 의료계에선 의사들 사직 진통이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의사수가 부족해서 늘리자는 데 의료 수가 낮기 때문이라며 반대한 상황이다.

의사들은 환자들이 있는데도 파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노조도 한국의 대표 수출품목인 반도체 생산차질을 볼모(?)로 파업에 들어갔다. 똑같아 보인다.

직업 이기주의로 봐도 될까? 중소기업 30대 평균연봉은 대략 3000만원대, 40대는 5000만원대로 알려져 있다. 대기업 평균 절반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 노조가 파업을 통해 임금을 올린다면 중소기업 직원과의 임금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노조들은 나름 합당한 이유가 있다지만 ‘상생’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개인 직업 이기주의는 변함이 없어 보이는 대목이다. 사회적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얘기다.

대기업 노조의 파업과 같은 이유라면 정말 파업을 해야할 곳은 따로 있다. 바로 전체 평균연봉 5000만원이 안되는, 그리고 3000만원대가 수두룩한 중소기업계 근로자들이다. 우리가 얼마나 불편한 이기적인 사회를 살고 있는지를 경험하고 있다.

[신아일보] 송창범 산업부장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