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몸에 좋은 약은 쓰다
[기자수첩] 몸에 좋은 약은 쓰다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4.06.25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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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은 그간 혁신을 내세워 은행권 디지털 전환 경쟁에 시발점이 됐지만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인터넷은행의 혁신과 포용금융 부문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인터넷은행은 지난 2015년 금융과 IT(정보기술) 융합을 통한 금융혁신 추진을 위해 설립됐다. 2017년 4월 케이뱅크가 처음 영업을 개시한 것을 시작으로 2017년 7월 카카오뱅크, 2021년 10월 토스뱅크가 각각 2호, 3호 사업자로 영업을 개시했다.

이들 인터넷은행은 금융 소비자 편의성 제고를 위해 각 사가 보유한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을 개선하며 은행의 모바일뱅킹 앱의 만족도로 이어졌다. 또 출범 초기 중금리대출 활성화와 중저신용자 신용공급에 있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 1분기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비중 30%를 유지하며 포용금융에도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에 쓴소리를 내뱉은 것은 최근 일부 인터넷은행이 선보인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혁신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카카오뱅크가 선보인 ‘100% 비대면 주담대’ 상품의 경우 KB국민은행이 먼저 선보인 상품과 동일하다. 은행권 디지털 경쟁을 촉발한 인터넷은행만의 혁신이 부족하다는 게 금융감독당국의 설명이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인터넷은행은 짧은 기간 압축적인 자산 성장을 이뤘고 모임통장, 외화통장 등 생각지 못한 서비스를 제공한 측면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인터넷은행은 다른 은행들이 심사한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대환으로 가져가는 것은 당국이 생각한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든다”고 짚었다.

이러한 지적에 인터넷은행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초 대환대출 인프라를 구축, 금융 소비자들에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한 까닭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포용금융 부문도 쓴소리를 뱉었다. 출범 초 인터넷은행이 제안한 대안신용평가 모델이 제대로 운영됐다면 다양한 금융 소비자들에게 자금을 공급해 포용금융을 손쉽게 실천할 수 있었다는 게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그간 은행권 메기 역할을 요구받았던 인터넷은행은 금융소비자들의 편리한 서비스 제공을 통해 은행산업에 대한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그간의 혁신으로 은행권 변화를 유도했다는 성취감에서 벗어나 금융당국의 쓴소리를 받아들이고 은행산업 발전과 금융 소비자의 새로운 경험을 위한 혁신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