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은의 쇼트컷] KT&G 방경만, 증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박성은의 쇼트컷] KT&G 방경만, 증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4.06.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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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행동주의펀드 압박 불구 9년여 만에 '리더십' 변화
작년 이어 올 1분기도 '침체'…반등 꾀하며 분위기 전환 시급
2027년 年매출 10.2조 달성 목표…돌파구 '글로벌' 성과 주목
방경만 KT&G 대표. [사진=KT&G]
방경만 KT&G 대표. [사진=KT&G]

KT&G(케이티앤지)는 수장 교체를 두고 한동안 몸살을 앓았다.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과 함께 이른바 행동주의펀드 압박이 가중되면서 리더십 교체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그럼에도 정면 돌파해 ‘26년 KT&G맨’ 방경만 사장 선임 안이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통과되면서 근 9년 만에 리더십에 변화를 맞았다. 

KT&G는 주총 직후 공식 입장을 통해 “(방경만 신임 사장을 비롯한) 차기 이사회를 중심으로 회사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주 및 기업가치 제고의 필요조건 중 하나는 ‘실적’이다. 어떤 기업이든 실적으로 말한다. 회사를 이끄는 CEO(전문경영인) ‘성적표’는 곧 실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경만 사장 역시 무관치 않다. 

KT&G는 작년 초 기업설명회(IR) 자리에서 중장기적으로 2027년까지 ‘연매출 10조2000억원 달성’을 공언했다. 글로벌 궐련담배(CC), 전자담배(NGP), 건강기능식품 등 3대 핵심사업에서 목표치의 약 80%인 8조원 가량 벌어들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자리에 방경만 당시 수석부사장도 있었다. 방 부사장은 “글로벌 CC사업 확장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NGP와 건강기능식품에 투자할 것”이라며 “두 부문을 향후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1년 3개월여 만에 KT&G 새 수장으로 방경만 사장이 선임됐다. KT&G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1673억원으로 전년 1조2677억원보다 7.9% 줄었다. 매출액은 5조8626억원으로 전년(5조8514억)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다. 또 방 사장 취임 직전인 올 1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은 23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2%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4.2% 줄어든 2856억원이다. 매출액은 7.4% 감소한 1조2923억원에 그쳤다. 

KT&G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과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 종료, 국내 소비 위축에 따른 건기식 매출 감소 등으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방 사장 입장에서 당장의 미션은 명확하다. 실적 반등이 시급하다. 지난 주총을 앞두고 최대주주 IBK기업은행은 방 수석부사장 선임 이후 회사 영업이익이 20% 이상 줄었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사장 선임을 반대했다. 올해 KT&G 실적에 따라 방 사장은 다시금 전방위적으로 압박받을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올 1분기 실적을 다시 살펴보면, 주력인 담배와 자회사 KGC(한국인삼공사) 중심의 건기식 사업 모두 침체했다. 담배 내수와 수출사업 매출액(개별기준)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0.9%, 6.8% 줄었다. 국내 전자담배시장 점유율(스틱 기준)은 45.7%로 가까스로 1위를 지켰지만 작년 동기 48.4%와 비교하면 2.7%포인트(p) 줄었다. 최대 경쟁사인 한국필립모리스가 호시탐탐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KGC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7%가량 감소했다. 회사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소비위축 탓”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좀 더 넓게 보면 레드오션이 돼 가는 건기식 시장에서 주력인 ‘홍삼’이 비타민·식이섬유·유산균·콜라겐 등 경쟁 상품군에서 점차 밀리면서 ‘올드(Old)한’ 이미지로 변화한 탓도 분명 있다. 국가통계포털의 ‘2022년 건강기능식품 매출액’에 따르면, 총 매출액 4조1695억원에서 홍삼 비중은 9848억원으로 전체의 23.6%다. 5년 전인 2017년의 46.3%와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KT&G의 인도네시아 공장 전경. [사진=KT&G]
KT&G의 인도네시아 공장 전경. [사진=KT&G]

내수에서 담배와 홍삼은 시장 포화, 트렌드 변화 등으로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실적 반등의 관건은 해외사업이다. 이는 ‘글로벌 톱티어(Top-tier)’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회사 목표와도 부합한다. 다행스럽게 올 1분기 기준 해외시장에서 궐련(매출)과 전자담배(스틱) 모두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10.1%, 14.7% 성장했다. 건기식 해외 매출도 소폭이지만 1.9% 증가했다. 

KT&G는 방 사장 취임 이후 해외 권역별로 CIC(Company-In-Company·사내독립기업)와 생산본부를 설립해 글로벌 사업 확장 가속화를 위한 사업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또 조직개편을 통해 아태·유라시아 등 해외 권역별 본부에 부사장급 임원을 배치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인도네시아 투자부와 동자바주(州)에 수출전초기지인 신공장 건설에 대한 투자지원서를 제공 받는 협약을 맺었다. 신공장은 2026년 1월 가동이 목표다. 같은 해 10월엔 카자흐스탄 알마티주에서도 신공장을 착공했다. 유라시아 권역 수출을 겨냥해 전자담배와 궐련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형 생산기지’ 역할을 맡는다. 방 사장은 최근 KT&G 몽골사무소와 대만법인 등을 잇달아 찾아 현지 시장 및 영업상황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KT&G는 올해 해외 궐련사업을 중심으로 드라이브를 걸어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년보다 각각 10%, 6% 이상 동반성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핵심사업 경쟁력을 확대하고 운영 효율화 활동을 전개해 올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 대표의 첫 성적표인 KT&G의 올 2분기 실적은 오는 8월 발표될 예정이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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