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진공 이전 논란, '원도심 대책'부터
[기자수첩] 소진공 이전 논란, '원도심 대책'부터
  • 윤경진 기자
  • 승인 2024.06.21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대전 중구에서 유성구로 본부 사옥 이전을 공식화한지 두 달이 넘었지만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최근 한 남성이 소진공 노조가 설치한 현수막을 훼손하고 출입문 앞에서 인화물질을 옮기려는 등 반대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소진공은 2014년 발족 이후 대전 중구에 자리 잡고 10년간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직원 처우 개선과 업무 효율 제고를 이유로 지난 4월 대전 유성구로 사옥을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소진공은 코로나19 지원을 위해 100시간이 초과근무를 하며 61조원에 달하는 재난지원금을 신속히 지급했다. 하지만 직원의 평균임금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 중 최하 수준이었다. 최근 5년간 신입 직원 퇴사율이 약 32%에 달해 직원 사기 진작과 유능한 직원 확보를 위해 방안 중 하나로 사옥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

대전 유성구 KB국민은행 콜센터 건물인 새 사옥은 업무 공간을 개선하고 주무부처인 중기부와 거리를 단축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소진공의 설명이다.

하지만 대전 중구 정치권과 상인회 등은 이전 저지에 나서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은 “소진공이 당초 발표와 달리 별관을 추가해 업무 비효율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진공 측은 별관은 전기료 검증단의 업무기간 연장에 따라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 연말 이후로는 원래 목적인 문서고로 활용된다는 입장이다.

소진공 본사 이전 계획 발표 이후 대전 원도심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소진공이 갖는 위상과 상징성을 고려할 때, 지역 정치권과 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소진공 이전은 2019년부터 추진된 사안이다.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은 지난 4월 사옥 이전 관련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박 이사장은 당시 "소진공의 고유 업무는 전국 소상공인을 상대로 하는 것이며 대전시가 기관을 붙잡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면서도 "대전 중구지역 전통시장·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소진공 사옥 이전은 단순한 이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원도심의 경제 활성화와 관련된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대전시는 인근 주민과 상인을 달래기 위한 새로운 입주자를 찾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소진공 사옥 이전을 반대하면 새로운 공공기관 유치 시 이번과 같은 사태는 재발할 수밖에 없다. 장기적인 원도심 대책 마련부터 생각해야 할 것이다.

소진공 현사옥 전경.
소진공 현사옥 전경.
소진공이 이전하게 될 사옥 전경.
소진공이 이전하게 될 사옥 전경.

 

 

 

 

 

 

 

 

yo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