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통하지 않으면 고통이 찾아온다”
“기가 통하지 않으면 고통이 찾아온다”
  • 서효석
  • 승인 2010.09.01 15: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효석의 편강보감 - 폐렴 2

생명 원천인 대기를 듬뿍 받아들여
우리 몸에 수용하는 기관이 바로 폐

 

 지난 주 세상을 달궜던 인사청문회는 세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일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듯하다.

만일 필자가 '위장전입'을 여러 번 했고, 부동산 '다운 계약서'를 썼으며, 쪽방 촌에 투자를 했다면, 아마도 돈만 아는 '부도덕한 한의사'로 소문이 나서 우리 한의원에는 환자들의 발길이 뜸해 질 것이다.

우리가 아는 상식이 그러함에도 불구함에도 나라를 이끌고 갈 고위직 후보들은 온 백성이 생중계로 지켜보는 앞에서도 '국민에게 죄송하다'라는 말만 하면서 사퇴는 '어림도 없다'식이었으니 보는 내내 참 울화가 치밀었었다.

 이런 후보자들의 세태를 지켜보면서 생각나는 말은 '비위도 좋다'는 말이었다.

脾胃는 소화액을 분비하는 비장(脾臟)과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위장(胃臟)을 합친 말이다.

'비위가 좋다'는 말은 곧 속에서 어떤 음식이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건을 갖춘다는 뜻이니, 상황이 여의치 않음에도 어떤 것을 끝까지 체면불구하고 '먹으려는 사람'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다.

그러고 보니 문득 의학용어가 세태를 풍자하는 말로 많이 쓰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것에 지나치게 몰두하여 정신을 못 차리는 지경이 됨'을 속되게 일러 '환장했다'고 한다.

換腸은 '換心腸'의 준말로 '마음과 내장이 다 바뀌어 뒤집힐 정도'라는 뜻이다.

그야말로 '정직은 내팽개쳐 두고 자리에만 환장한 사람들'이 국민의 부아를 돋우었던 것인데, 여기서 '부아'도 허파(肺)의 순 우리말이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돌아오자. 지난주에 폐렴에 관해서 양방에서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한방에서는 元氣를 중시한다 하였는데, 이러한 원기는 생명의 탄생과 모든 활동의 전제조건인 대기와 천연물질의 존재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 생명의 원천인 대기를 듬뿍 받아들여 우리 몸에 수용하는 기관이 바로 폐이다.

폐는 또한 인체 내부에서 모든 기를 주관하며 대부분의 노폐가스를 몸 밖으로 버린다.

그런데 폐렴 등으로 폐에 이상이 오게 되면 이러한 산소와 기의 공급과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이것을 필자는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이라는 한 마디로 표현한다.

즉 ‘기가 통하면 고통이 없을 것이요, 기가 통하지 않으면 고통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몸의 폐를 건강하게 만들어서 그 기능을 활성화 시키고 본연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찌 보면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며 부아가 치미는 이유도 말이 안 통해서 생기는, 그야말로 不通卽痛이라 하겠다.

 폐렴에 좋은 한약재로는 맥문동이 아주 좋다.

또 인삼, 오미자, 맥문동을 끓여서 차처럼 마시면 좋다.

금은화(인동초의 꽃)는 항균 작용이 강하기 때문에 독을 풀어주고 열을 내리는 데 효과적이다.

그래서 폐렴뿐만 아니라 독감이나 기관지염에도 좋다.

또한 폐렴에 걸렸을 때는 절대 안정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