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 매출 '마이너스'…역대 세 번째로 낮아
지난해 기업 매출 '마이너스'…역대 세 번째로 낮아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6.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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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성장률 -2.0%...유가하락·반도체 수출 감소에 발목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지난해 국제 유가 하락과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며 국내 기업 매출이 역성장하는 등 성장·수익성 지표가 뒷걸음질 쳤다. 

한국은행(한은)이 12일 공개한 '2023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3만2032개(제조업 1만2779개·비제조업 1만9253개) 지난해 매출은 마이너스(-2.0%)를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이는 2020년(–3.2%)과 2015년(–2.4%)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전년 대비 제조업(16.4%→-2.7%)과 비제조업(17.5%→-1.2%) 매출액 모두 감소 전환했다. 

제조업 세부 업종별로 살펴보면 정보통신(IT)기기와 서버 수요 둔화 등으로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며 전자‧영상‧통신장비(5.4%→-15.9%)이 떨어졌다.

국제원유가격 하락 영향으로 수출단가가 떨어지며 석유정재·코크스(66.9% →-14.1%)는 주저앉았다. 

반면 수출 지속에 자동차(15.2%→15.8%)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조선‧기타운수(10.7%→30.3%)는 뛰었다. 

비제조업은 상하이 컨테이너운임 지수 하락 등에 따른 매출 감소 영향으로 운수‧창고(29.1%→-12.9%)가 크게 축소됐고, 글로벌 경기둔화 등 원자재 트레이딩(중개) 매출 감소로 도‧소매(13.8%→-4.4%)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18.1%→-2.8%), 중소기업(12.3%→1.4%) 모두 하락했다. 

수익성 지표도 악화했다.

지난해 전체 조사 대상 기업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3.8%로 전년(5.3%) 대비 1.5%포인트(p) 하락했다.

제조업(6.3%→3.2%)은 3.1%p 하락했지만 비제조업(4.1%→4.4%) 0.3%p 상승했다. 

세부 업종 중 제조업은 전자‧영상‧통신장비(10.4%→-3.8%)가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석유정제·코크스(7.0%→3.6%), 화학물질‧제품(5.5%→3.1%)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비제조업은 전기가스업(-15.3%→-0.2%) 적자 폭이 크게 축소됐다. 다만 건설업(4.8%→3.0%)과 서비스업(6.8%→5.5%), 도·소매(3.2%→3.1%), 운수‧창고(14.7%→7.3%) 대부분 하락했다.  

세전 순이익률은 3.6%로 전년(3.7%)과 비슷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5.4%→3.6%) 하락률이 중소기업(4.8%→4.4%)보다 컸다.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 이자보상비율(219.5%)은 영업이익 감소에도 이자 비용이 증가하며 전년(443.7%)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는 2014년 이후 최저치다.

안전성은 개선됐다. 

지난해 기업들의 부채 비율은 102.6%로 전년(105.0%)보다 낮아졌다. 차입금 의존도(28.8%)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강영관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지난해에는 전반적으로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올해는 금리 부담 완화와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 개선에 힘입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부동산 경기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확대 등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