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대북전단 살포 제지할 법적 근거 없다"
경찰청장 "대북전단 살포 제지할 법적 근거 없다"
  • 장덕진 기자
  • 승인 2024.06.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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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단체, 대북전단 살포…경찰 제지 없어
"현재는 제지할 법적 근거 없지만 위급 상황 발생 시 제지할 것"
대북 전단 날리는 탈북민 단체 겨레얼통일연대(사진=연합뉴스)

경찰이 국내 민간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제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경직법상 오물풍선을 제지할 수 있는 근거인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급박하고 심각한 위협'에 해당한다는 게 명확치 않다"고 말했다.

경직법 5조는 경찰관이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천재, 사변, 인공구조물의 파손·붕괴, 교통사고, 위험물의 폭발, 위험한 동물 등의 출현, 극도의 혼잡, 그 밖의 위험한 사태를 막기 위해 경고·억류·제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윤 청장은 "지금처럼 오물풍선을 단순히 날리는 정도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연결 짓기에는 무리라고 본다"면서도 "제지를 한다, 안 한다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위험이 감지되면 그때 (제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물풍선과 관련해 차량이 파손되는 등 실제 피해가 있었을 뿐 아니라 접경지역 외에 서울·수도권에서도 사태가 벌어졌다는 점에서 '심각한 위협'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행법 체계에서 민간단체의 대북풍선을 제지하려면 입법적 해결이 필요하다"며 "현행법 상으로는 북한에서 도발한다고 해서 제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남북관계발전법'에서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금지하도록 한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제약해 위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어,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를 고려해 국내 민간단체들에 대한 강제 제지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는 북한의 무력 도발 등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전단 살포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청장은 "경찰특공대 EOD(폭발물처리)팀과 기동대가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추가 경력 동원이 필요하면 즉시 대응 가능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동안 발생한 오물풍선 관련 신고에 이런 기준으로 대응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10일에 이어 지난 6일에도 대북전단을 북한에 살포했다. 단체는 이 과정에서 경찰 측의 제지 등은 없었다고 전했다.

zh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