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명품입니까?
당신은 명품입니까?
  • 이 태 현
  • 승인 2010.08.2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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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국민화가로 불렸던“모지스 할머니”가 있었다.

모지스는 76세 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101세까지 붓을 놓지 않았다.

72세 때 관절염 때문에 그동안 해왔던 자수(刺繡)를 못하게 되자 76세 부터 붓을 들었던 것이다.

어느 날 그림수집가 루이스 칼더가 시골 구멍가게 윈도에 걸려 있는 모지스의 그림을 사갔고, 이듬해 미술 기획가 오토 칼리어가 그의 그림을 뉴욕에서 전시하면서 모지스는 일약 국민화가가 되었다.

유럽과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그의 그림이 전시되었다.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국민화가가 된 모지스를 보면서 꿈과 희망과 도전과 나이가 인생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모지스가 국민화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과거에 매여 있었거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바로 내일을 향한 그림 사랑의 열정 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60세만 되어도 이미 인생이 끝났다고들 한다.

요즈음 사람 나이를 빗댄 유머가 유행하고 있다.

“20대는 신상품, 30대는 정품, 40대는 명품, 50대는 50%세일, 60대는 창고 대세일, 70대 이상은 폐품”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50대에 들어선 필자도 마음은 여전히 30대 정품 같지만 벌써 50% 세일 상품이다.

얼마 지나면 창고 대세일을 당하는 재고품이 될 것이고, 폐품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모지스 할머니를 보면서 감동받는 이유는 그녀가 붓을 잡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나이가 76세였기 때문이다.

모지스에 비하면 50, 60대는 아직도 청춘이다.

회사나 공직에 진출하면서 같은 시기에 입사하는 동기나 친구가 있다.

시작은 같은데 5년, 10년, 20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직장에서 차이가 나는 것을 실감하면서 놀라움이나 아쉬움을 드러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자신보다 앞서가는 입사 동기나 친구들을 보면서 “그 동기는 정말 운이 좋아서” 혹은 “그 친구는 나와는 태생부터 달라”하고만 있을 것인가! 하지만 이런 자기 위안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

행운이나 외부 환경에 모든 성공 이유를 떠넘기기에는 떳떳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앞서가는 입사 동기나 친구를 자신과 비교하며 느끼는 차이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세월이 흐르면 그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고 급기야는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벌어져 있다는 사실에 땅을 칠 것이다.

현재의 위치를 벗어나기 위해서, 미래에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차이’가 왜 발생하는지 원인을 찾아야 한다.

현재의 환경이 열악하다고 불평불만만 늘어놓아서는 안 된다.

또 현재 남부러운 직장에 소속돼 있다고 지금의 안정감을 향유만 해서도 안 된다.

그 누구든 언제든지 직장의 폐품으로 폐기처분 될 수 있다.

지금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리 이웃의 일상 다반사한 일이지 않는가. 단지, 자신의 차례가 오지 않았을 뿐이다.

아침 신문보기가 두렵고, 입사 동기나 친구보다 뒤쳐져 있는 자신을 느껴본 적인 있는가? 그렇다면 76세에 붓을 든 모지스 할머니를 생각하며 자신의 인생을 외부적인 상황과 조건에 맡겨놓지 말고 인생을 다시 디자인하고 희망찬 미래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다져야 한다.

환경은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 내가 한 선택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냉엄한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모지스처럼 살면 폐품도 명품이 될 수 있다.

창고대세일 재고품도 정품이 될 수 있다.

세상은 아는 것만큼 보이고, 모르면 그만큼 뒤쳐질 수밖에 없다.

도전하는 삶은 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시도는 항상 신선한 자극을 준다.

광속으로 변하는 21세기에는 스스로가 명품이 되어야 한다.

명품을 쫓는 내가 되기보다는 스스로가 명품이 되어야 한다.

명품을 몸에 휘감기 보다는 스스로 빛을 발하는 프로가 되고 명품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