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청문회, 증인 빠진 '속 빈 강정'
김태호 청문회, 증인 빠진 '속 빈 강정'
  • 양귀호기자
  • 승인 2010.08.2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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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방 계속... 자질.도덕성.국정 운영 능력 검증

국회는 25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를 대상으로 이틀째 인사청문회를 속개, 후보자의 자질 · 도덕성·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검증을 이어갔다.


하지만 여야가 합의해 채택한 10명의 증인 중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이인규 변호사 등 대다수가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아 '속 빈 강정' 청문회라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김 후보자는 도지사 재직 중에 47회 외국에 나갔는데 사적 여행 12회, 배우자 동행 13회, 장남 동행 10회, 장녀 동행 8회 등"이라며 "최소한도로 계산해도 7700만원인데 자금출처를 밝혀달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06년 금융기관에서 10억원의 정치자금을 대출받은 것은 은행법 38조 위반"이라고 지적했고, 김 후보자가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항변하자, "공무원은 은행의 범죄를 인지하면 고발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조 의원은 "어제 한 시민이 전화해와 '한마디로 실망이 크다'며 '40대의 참신하고 청렴한 총리가 지명돼 잘못된 중앙 정치의 틀을 깨뜨릴 줄 알았는데 어떻게 보면 더 나쁘다'라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김 후보자가 경남도 정무부지사였던 안상근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차관급)으로부터 3억원을 빌린 것을 언급하며 "선거 때 3억원을 대출받고, 가까운 사람에게 총리실 차장직을 보장해준 것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돈을 빌리는데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빌리지, 모르는 사람에게 어떻게 빌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안 전 부지사가 총리실 차장으로 발령됐으니 문제가 된 것 아니냐"며 "대가성 인사"라고 주장했고, 김 후보자는 "자격이 안 되면 (사무차장을) 안 시킬 것"이라고 응수했다.

김 후보자는 이어 "나는 돈이 없다.

아는 사람에게 돈을 빌린 것이 문제인가"라며 "가난한 사람은 정치도 하지 말라는 소리냐"라고 맞섰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언론에 김 후보자의 부인이 191만원짜리 명품 가방을 들고 있는 사진이 있더라"며 "김 후보자가 부인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언제 어디서 샀는지 밝혀달라"고 추궁했다.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은 "선진화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공직자가 되려면 국민들이 원하는 도덕적 기준에 맞아야 한다"며 "후보자는 본인이 기준에 맞는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질의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군수, 도지사를 하며 많은 일이 있었지만 먼 미래를 보며 겸손한 마음으로 자기긍정을 해왔다"며 "많은 의혹이 있지만 실제로는 까도 까도 나올 것이 없다"고 자신했다.

한편 김 후보자에 대한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의 핵심 증인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주치의 진단서를 첨부해 불출석을 통보했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에 관여했던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과 이인규 전 중수부장,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된 노환균 서울지검장 등은 검찰의 중립성 등을 이유로 불출석을 통보했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