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금융권은 물론 2금융권에서도 대출받기 어려워진 취약 차주들이 급전 창구인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에 몰렸지만 이마저도 갚지 못한 여파다.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말 일반은행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전년(2.5%) 대비 0.9%포인트(p) 상승한 3.4%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11월(3.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일반은행은 금융지주 아래서 카드 사업을 분사한 시중은행을 제외하고 카드업을 겸영하는 나머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하루 이상 연체한 경우를 기준으로 한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은 까다로운 대출 심사 없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불린다. 다만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고 이용 자체만으로 신용위험도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해 연체와 상관없이 신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5월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18.19%,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06%다. 상단은 현금서비스 19.69%로 법정최고금리(20%) 수준이다. 카드론 상단도 16.74%에 달한다.
은행 신용카드 연체율 급등은 취약차주들이 1·2금융권 대출에 실패하며 급하게 신용카드 대출을 활용했지만 높은 금리 등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해석된다.
1금융권은 지난해부터 대출 심사를 강화,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고 신용점수가 높은 차주들 위주로 신용대출을 내주는 경향을 보였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 또한 충당금 적립 등 비용 압박과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신규 대출 영업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실제로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3월말 101조3777억원으로 1년 전(113억1739억원)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은행 신용카드 연체율이 3%대로 올라서면 2003~2005년 카드 사태 이후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종전 최고치는 2005년 8월의 3.8%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