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차명계좌’ 추궁에 ‘동문서답’
조현오‘차명계좌’ 추궁에 ‘동문서답’
  • 양귀호기자
  • 승인 2010.08.2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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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한목소리 질타…조 내정자 “사려 깊지 못한 발언 사과”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 근거를 추궁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며‘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조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차명계좌 존재 여부와 발언 근거를 캐물으며 전방위로 압박했다.

이에 대해 조 내정자는 “송구스럽다"면서도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민주당 최규식 의원은 “조 내정자가 노 전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진정으로 사과한다고 하면서도 차명계좌에 대해서는 마치 있는데 말을 못하는 듯 연극을 하고 있다"며 “차명계좌가 없는데 있다고 말해서 사과한 것인지, 아니면 전직 대통령인 만큼 말하면 안되는데 말해서 사과한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조 내정자는 이에 “노 전 대통령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면서도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은 “차명계좌가 있는지 없는지 말을 못하겠으면 그렇게 발언을 한 근거가 있는지 없는 지에 대해 말하라"고 요구했지만 조 내정자는 끝내 함구했다.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를 도대체 누가 발견한 것인가"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문 의원은 조 내정자가 “송구스럽다" 이외의 답을 하지 않자 “대답 못하겠나. 그러면 오늘 하루종일 똑같은 질문을 하겠다.

오늘 자정까지 해보자"라고 압박했다.

같은 당 김충조 의원도 “왜 당당하게 밝히지 못하나"라며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같은 당 백원우 의원은 “계속 쳇바퀴 돌 듯 한다.

모든 위원들이 질문을 했는데 조 내정자는 계속 죄송하다는 얘기 밖에 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할거면 청문회 뭐하러 하나"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이어 “오늘 자리가 경찰 총수로서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 등을 검증하는 자리인데 이 문제 때문에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꼭 답변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한나라당 진영 의원은 “불법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라는 취지의 말이 아니었겠는가"라며 “조 내정자의 발언이 충격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 내정자를 두둔했다.

같은 당 고흥길 의원도 “차명계좌가 있느냐 없느냐라는 질문이 단순한 질문 같지만 답변 여부에 따라 굉장한 파장이 일 수도 있다"며 “공인으로서 책임을 지기 위해 대답을 유보한 것"이라고 편을 들었다.

한편 조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을 싫어하니까 노 전 대통령을 폄하하기 위해 일부러 말한 것이 아닌가"라는 민주당 장세환 의원의 질문에는 “이 대통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