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1년-인구소멸 대응] 산업계, 역성장 돌파나선 K-기업
[창간21년-인구소멸 대응] 산업계, 역성장 돌파나선 K-기업
  • 윤경진·이정범·임종성·우현명 기자
  • 승인 2024.06.05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용- 공채실종, 인사담당자 82% "저출산 문제 대응책 없어" 고충
업계- 시니어중심·해외시장 진출 돌파구…현장, AI·로봇 도입 강수
복지- 육아휴직 늘리고 근로복지 추가…사회공헌 더한 인재확보 차원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저출산 영향으로 인구 감소 현상은 회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실제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은 사상 첫 0.76명을 떨어졌다. 국내시장 한계는 더욱 명확해졌다.

이에 따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산업계로 밀려와 산업구조 재편이 불가피하다. 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당장 채용시장 변화가 커졌다. 기업들은 공채보다는 수시채용, 더 나아가 긱워커(초단기 근로자)를 통해 효율성을 증대한다. 소비 인구 변화에 맞춰 시니어시장과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고객층을 확대하는 기업도 증가했다. 줄어든 인력난에 AI(인공지능)와 로봇의 도움을 받는 스마트팩토리 도입도 증가 추세다. 또한 기업들은 단순한 경영전략 변화를 넘어 사회적 책임과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출산·복지 제도를 확대 중이다. 

◇'채용시장', 새로운 물결…공채 없고 긱워커 는다

기업들이 신입사원 공개채용(공채)을 통해 인재를 확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수시채용과 긱워커(초단기 근로자) 중심의 고용 형태를 적극 도입한다. 저출산 현상에 따른 인구감소에 맞춰 기업들이 채용시장에도 큰 변화를 준다.

삼성그룹과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은 인구 감소로 인한 인력난과 맞물려 채용 전략을 재조정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대졸 공채를 없앴다. LG그룹은 2020년 공채를 폐지했다. SK그룹은 2022년 100% 수시 채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유일하게 삼성그룹만 공채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여러운 여건 속에서도 직무 경험 기회를 찾기 어려운 청년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사회적 책임이 적용됐다.

신아일보·인크루트가 공동 조사한 인구 감소에 따른 기업 설문결과.[그래픽=전정민 기자]
신아일보·인크루트가 공동 조사한 인구 감소에 따른 기업 설문결과.[그래픽=전정민 기자]

신아일보가 인크루트에 의뢰해 실시한 '인구감소와 인력난 체감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 73.9%가 인구 감소로 인해 인력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대기업 응답자 69.2%가 인력난을 체감하고 있으며 81.9%가 현재 인사정책에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응책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이는 기업들이 기존 채용 방식 유지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18.4%의 기업은 이미 채용 전략을 변경하거나 개선했고 39%는 논의 중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응답자의 70.6%가 인구 감소로 인해 기업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조사는 기업 인사담당자 326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13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5.38%포인트(p)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공채의 종말과 노동시장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채용에서 공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39.9%에서 2023년 35.8%로 감소했다. 반면 수시채용은 45.6%에서 48.3%, 상시채용은 14.6%에서 15.9%로 늘어났다.

수시채용에 이어 단기 계약을 통해 프로젝트 기반으로 일하는 긱워커를 활용한 새로운 채용 방식을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기업들은 전통적인 고용 형태와 달리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맞춘 전문 인력을 필요할 때마다 활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미 취업포털 업계는 채용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긱워커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다. 잡코리아는 '긱몬, 사람인은 '사람인 긱', 인크루트는 '뉴워커'가 대표적이다. 

한 인사담당자는 "긱워커를 활용하면 프로젝트의 특성에 맞는 전문가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어 인력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담당자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다양한 국적의 인재를 채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보다 먼저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다. 일본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이온리테일은 지난해 초 관리직을 포함한 핵심인력 중 비정규 파트타임 인력 비율을 정규직과 동등한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비정규직도 정규직과 같은 처우를 받고 높은 권한과 책임을 가진 직급으로 승진할 수 있다. 인구감소와 저출산 고령화로 인재 확보가 어려워짐에 따른 결정이다.

채용업계 관계자는 "인구소멸 위기에 직면한 한국의 채용 시장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며 "기업들은 인재 확보의 유연성을 높이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공채를 줄이고 수시 채용과 긱워커를 중심으로 한 고용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업계', 생존 몸부림…'시니어'로 돌파구 찾는다

교육업계가 저출산·고령화로 시장이 축소되면서 기존 어린이와 청소년 중심의 서비스를 넘어 새로운 신시장 발굴에 나선다.

교원과 대교는 변화에 발맞춰 시니어(중장년층) 시장으로 고객층을 확대하는 등 기회 창출을 노린다.

교원예움 평택 장례식장(왼쪽)과 대교 뉴이프 데이케어센터(오른쪽).[사진=각사]
교원예움 평택 장례식장(왼쪽)과 대교 뉴이프 데이케어센터(오른쪽).[사진=각사]

교원그룹은 교원라이프를 통해 시니어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2010년 설립된 상조 전문 기업인 교원라이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2801억원의 선수금을 확보하며 업계 2위로 자리매김했다.

교원라이프는 상조와 장례 서비스를 결합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선보여 입지를 다졌다. LG전자와 신한카드와 제휴해 선보인 '베스트라이프 교원'과 교원투어와 협력해 만든 '교원투어라이프'는 가전 구매 지원과 여행 포인트 제공으로 고객 혜택을 극대화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장례식장 사업 확대도 주요 성장 전략 중 하나다. 2017년 교원예움 평택장례식장 인수를 시작으로 장례사업을 본격화했다. 장례사업 매출은 지난 2018년 16억원에서 2023년 246억원으로 5년 새 13.7배 성장했다.

지난해 5월 고품격 장례 브랜드 '교원예움'을 론칭하며 장례산업의 선진화를 이끌고 있다. 교원예움은 전국 직영 장례식장의 외관, 유니폼, 장례 물품, 실내 인테리어까지 통일성을 강화하고 자체 메뉴를 개발하는 등 전문성과 차별성을 높였다. 또한 유가족의 정서적 회복을 돕기 위한 '유가족 힐링 여행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해도 교원라이프는 라이프케어 서비스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신규 고객 확보와 제휴사 및 영업 채널 확대를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고객 혜택을 강화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반려 가구 증가에 발맞춰 펫 상조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교는 시니어 케어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대교의 시니어 전문 브랜드 '대교뉴이프'는 돌봄과 노화 예방을 아우르는 폭넓은 사업을 전개 중이다. 사업 영역으로 △데이케어, 방문요양, 방문목욕 등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 사업 △사회복지사 2급, 요양보호사 등 시니어 전문 인력 양성 △시니어 인지·신체케어 및 프리미엄 방문재활운동 서비스, 인지 강화 프로그램 등이 있다. 대교뉴이프는 지난해 7월 신규법인 설립으로 대교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대교뉴이프는 6개의 직영 데이케어센터와, 14개의 직영 방문요양센터, 25개의 프랜차이즈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에 70개 센터를 목표로 직영센터와 프랜차이즈를 동시에 확대 중이다.

대교뉴이프는 시니어 인지케어 서비스와 신체케어 서비스, 프리미엄 방문 재활운동 서비스, 원격평생교육원 등 시니어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케어 서비스를 통해 인구 감소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니어 인지케어 서비스는 주 1회 30분간 시니어의 인지 상태에 맞춘 일대일 맞춤 케어로 인지 강화와 정서 관리를 동시에 제공한다. 수도권 시범 서비스를 거쳐 올해 7월 전국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신체케어 서비스는 시니어들의 신체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다. 전문가의 방문을 통해 신체 상태를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맞춤형 운동과 관리 방안을 알려준다. 프리미엄 방문 재활운동 서비스는 뇌병변 질환, 근골격계 질환, 근감소증 등 각 질환에 맞는 재활운동과 맞춤 관리를 통해 시니어들이 일상 생활에서 겪는 불편함을 줄이고 신체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교뉴이프는 원격평생교육원도 운영 중이다. 이 교육원은 시니어들이 집에서 편리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인지 훈련, 건강 관리, 취미 및 여가 활동 등 시니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국가 자격 과정과 시니어 심리 치료와 같은 다양한 민간 전문 교육센터도 오픈 예정이다.

◇‘게임업계’, 사운 건 확장…'글로벌' 집중 공략

저출산·고령화로 산업 구조가 재편되면서 정체기에 빠진 국내 게임사가 사운을 걸고 글로벌 시장 발굴에 뛰어든다.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등은 국내 게임유저 감소 극복을 위해 해외시장 진출, 이용자 저변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국내 게임은 수출 효자 콘텐츠로 2023년 상반기 게임산업 수출액은 약 4조7210억원을 기록, 전체 콘텐츠 수출액 약 7조3782억원의 64%를 차지했다.

넥슨, 넷마블, 엔씨,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글로벌 진출도.[그래픽=전정민 기자]
넥슨, 넷마블, 엔씨,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글로벌 진출도.[그래픽=전정민 기자]

넥슨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통해 북미·유럽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올 여름에는 루트슈터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를 출시한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지난해 9월 실시한 베타 테스트에서 스팀 누적 이용자 약 200만명, 최고 인기 순위 8위를 기록했다.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과 화려한 슈팅액션을 앞세워 서구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또한 애니메이션풍 그래픽과 하드코어 액션의 결합으로 주목을 받은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콘솔과 PC 플랫폼을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신작 RPG 두 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 지난 4월24일 대형 MMORPG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을 대만, 홍콩, 마카오 지역에 출시했다. 아스달, 아고, 무법세력 간의 경쟁 요소를 강조한 게임으로 원작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중화권 공략에 나섰다. 5월8일엔 액션 RPG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를 전세계 동시 출시했다.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3억 뷰를 기록한 원작 웹툰을 높은 수준으로 구현해 싱가포르, 프랑스 등 글로벌 15개국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0위권에 들었다.

엔씨소프트는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 엔씨는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TL)'의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현지 비공개 테스트를 마치고 막바지 담금질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판호를 발급받은 '블레이드&소울2'도 텐센트와 협업해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등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니지2M은 동남아 유수의 게임기업과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해 동남아 진출을 준비 중이다. 오는 6월에는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를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인도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2020년 11월 인도 법인을 설립한 이후 인도를 대상으로 한 게임 출시, 이스포츠 산업 육성, IT기업 투자 확대 등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지난해 10월 '크래프톤 인도 게이밍 인큐베이터(KIGI)' 프로그램을 통해 200여개 기업 중 2개 기업을 선발해 게임 개발, 디자인, 마케팅, 비즈니스 전략 멘토링과 15만 달러의 지원금을 제공했다. 지난 3월에는 인도 구자라트 주 정부와 이스포츠 및 게임 생태계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진출을 통해 PC·콘솔·모바일 플랫폼 '메가 IP(지식재산권)' 확보에 나선다. 상반기 내로 대만, 일본, 홍콩 등을 포함한 9개 지역에 PC·모바일 크로스플랫폼 MMORPG '아키에이지 워'를 출시한다. 이어 언리얼 엔진5를 기반으로 한 사실적인 그래픽과 논타겟팅 액션을 더한 '아키에이지2'를 PC·콘솔 플랫폼으로 2025년 이후 출시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 '아키에이지' IP를 각인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 29일 모바일 수집형 RPG '에버소울'을 일본에 정식 출시하며 서브컬쳐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택배업계', 지형 변화…로봇들이 움직인다

저조한 출산율과 노동시장 고령화에 직격탄을 맞은 택배업계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선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국내 3대 택배업체는 근로자의 업무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AI와 로봇을 도입, 시장 지형변화를 주도한다.

물류 3사 국내 물류센터.[그래픽=전정민 기자]
물류 3사 국내 물류센터.[그래픽=전정민 기자]

CJ대한통운은 글로벌 물류 전진기지 '인천GDC'에 약6265㎡(1895)평 규모의 최첨단 물류 로봇 시스템 '오토스토어'를 설치했다. 오토스토에는 16단으로 쌓여있는 보관 공간 사이사이를 140대의 로봇들이 움직이며 근무자에게 상품을 전달한다.

재고 재배치 역시 근무자가 아닌 '피킹 로봇'을 통해 상품을 자동 배치한다. 주문량이 많은 제품은 상단에 배치해 로봇이 가져오며 시간 소모를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보관 효율성이 4배 향상됐고 출고처리 능력 역시 2.8배 증가했다.

‘OTP(Order-To-Person)’ 방식의 QPS(Quick Picking System)도 물류 효율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주문 정보가 입혀진 박스들이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하다 작업자 앞에 멈춰 서면 작업자는 화면에 표시된 주문정보를 확인 후 본인 앞에 놓여 있는 제품을 박스 안에 넣기만 하면 된다.

한진은 최근 개장한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터미널'에 AI 솔루션, 3D 자동스캐너 등 최첨단 기술·장비를 적용하며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대전 터미널은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연면적 14만9110m² 축구장 20개 규모의 초대형 거점 물류센터다.

대전 터미널에는 화물을 자동으로 판별해주는 AI 솔루션이 적용됐다. AI솔루션은 입고되는 택배의 분류 정확도를 높이고 물량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특정 구간에 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물량을 분산한다. 또한 파손 위험도가 높은 상품은 별도 분류하여 파손 예방 효과도 높였다. 

이와 함께 상품의 바코드를 카메라로 판독해주는 3D 자동 스캐너 등의 최첨단 설비를 갖춘 스마트 물류센터 기능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한진은 최첨단 기술이 갖춰진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터미널을 통해 기존 120만 박스까지 처리 가능하던 택배 인프라를 전국 통합 최대 288만 박스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충북 진천군에 최첨단 물류 기술이 적용된 '진천 메가 허브 터미널'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축구장 23개와 맞먹는 연면적 16만6999㎡ 규모로 화물 분류와 분배 모두 자동화로 이뤄진다.

진천 터미널은 딥러닝 기반으로 AI가 99.8%의 정확도로 화물의 크기와 형태를 자동 인식해 중대형·소형·이형 세가지로 분류한다. 세 분류로 나눠진 화물들을 택배 업계 최초로 활용된 '프리 소팅' 기술을 통해 다시 목적지별로 사전 분류하고 상차까지 가장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물량을 분배한다. 

또한 특정 크기 구간에 화물 물량이 집중될 경우 AI가 자동으로 분류 기준을 수정하는 ‘로드 밸런싱’ 기술로 컨베이어 벨트의 병목현상을 방지한다. 이 기술 역시 택배업계 최초로 적용됐다.

전체 컨베이어에 설치된 약 1만9000개 센서가 구간별 택배 물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터미널 내 물류 체증을 최소화하고 독(짐을 싣고 내리기 위한 설비) 관리 시스템과 차량 관제 시스템을 통해 택배 차량이 메가 허브 터미널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최소화했다.

◇‘재계복지’ 인재확보전…육아휴직 1년 더, 근속도 인정

대기업들은 인재고갈 우려 속에 출산·육아 복지 혜택 확대를 통해 인재 확보전에 나선다.

삼성, SK, LG, 포스코, HD현대 등 10대그룹 주요기업들은 육아휴직을 1년 더 보장하고 근속을 인정하는 등 출산장려를 통한 인재관리에 집중한다.

삼성전자는 임신한 직원의 근로시간 단축 기간을 ‘12주 이내, 32주 이후’로 법 기준보다 4주 늘리며 인재관리에 나섰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15일이며 만12세 이하 자녀가 있다면 2년간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지난 2022년 서울 삼성SD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워킹맘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 2022년 서울 삼성SD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워킹맘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최근에는 단일 사업장 기준 전국 최대 규모의 어린이집을 개원하며 임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덜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삼성 디지털시티에 ‘제4 어린이집’을 신축하며 기존 어린이집 3곳에 더해 보육 정원 총 1200명, 건물 연면적 총 2만제곱미터(㎡)의 전국 최대 규모(단일 사업장 기준)의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됐다. 전국적으로는 8개 사업장에 총 3100명 규모로 12개의 어린이집이 있다.

이러한 가족친화적 기조에는 이재용 회장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다. 이 회장은 2022년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찾아 여성직원 10여명과 ‘워킹맘의 일과 가정생활 양립’을 주제로 간담회를 갖고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직원이 애국자”라고 언급한 바 있다.

SK는 가족친화제도로 인재를 잡는다. SK하이닉스는 유아기에 주 30시간만 근무하는 단축근무제를 시행한다. SK이노베이션은 출산 전 3개월 휴직, 자동유아휴직제를 비롯해 9세 이하 자녀 1명당 최대 1년간 하루 4시간 근무 등을 지원한다. SK온은 최근 유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으로 연장했고 법정 출산휴가와 별개로 최대 3개월의 ‘임신 휴직제도’를 시행 중이다.

SK텔레콤은 임신 전 기간에 근로시간 단축이 가능하며 최장 90일간 초등학교 입학 자녀 돌봄 휴직 제도를 운영한다. 또 육아휴직을 최장 2년까지 보장하는 등 출산장려 제도를 갖췄다. 특히 본인과 배우자의 출산휴가를 별도 승인 절차 없이 본인이 승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 우수기업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고(2018) 고용노동부로부터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으로 선정(2020)됐다.

LG는 대표 계열사 LG전자에서 출산과 육아로 직원들의 경력단절과 업무공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를 운영한다.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구성원을 대상으로 최대 2년까지 제공하는 육아휴직은 매년 500~600명의 직원들이 사용하고 있다. 부부 동반 육아휴직도 가능하며 지난 3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한 구성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남성이다.

5시간 내에서 1시간 단위로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육아기 근무시간 단축제도’도 운영한다. 통상 기업들이 육아기 단축근로 사용 기간만큼 연차휴가를 삭감해 지급하는 데 반해 LG전자는 직원이 육아기 근무시간 단축제도를 사용하더라도 차년도 연차휴가를 정상 부여한다. 육아 병행을 위해 총 600명 규모의 사내 어린이집도 국내 사업장 9곳에서 운영한다.

포스코는 파격적인 육아휴직 제도로 인재들을 유혹한다. 육아휴직 기간을 모두 근속연수로 인정해 승진에 반영한다. 복귀 시에도 희망부서와 경력을 우선 고려해 배치한다. 휴직 기간은 자녀당 2년씩이다. 또 국내기업 최초로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를 도입해 육아기 직원들이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양육 중인 직원은 최대 4년간 해당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사내 남성 육아휴직 인원은 2019년 33명에서 지난해 115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더불어 육아 목적으로 유연근무를 사용한 남성직원은 같은 기간 416명에서 721명으로 급증했다. 포스코는 가족·출산친화제도가 직원의 직무만족도와 업무몰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다른 그룹사에서도 도입될 수 있도록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HD현대는 일·가정 양립 지원정책을 펼친다. HD현대는 지난해 1월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 3년간 임직원 자녀의 유치원 교육비를 자녀 1인당 1800만원까지 지원하며 주목받았다. 임신·출산 시에는 축하금 총 1000만원을 지급한다. 임신한 직원에게는 근로시간 단축뿐만 아니라 임신 초기·말기 전면 재택근무를 지원하며 법정 출산휴가(90일) 외에 특별 출산휴가 1개월을 추가로 준다. 법정 육아휴직과 별개로 만 6~8세 자녀를 둔 임직원에게는 최대 6개월의 ‘자녀돌봄 휴직’을 제공한다.

HD현대 관계자는 “이같은 제도는 정기선 부회장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것”이라며 “정 부회장은 2021년 사장에 오른후 가족친화적 직장 문화를 중요하게 여기며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지난해 최대 정원 300명 규모의 사내 어린이집 ‘드림 보트’가 개원할 때도 개원식에 직접 참여했다.

youn@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