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건강보험공단 특사경 도입 망설일 이유가 없지 않은가
[기고] 건강보험공단 특사경 도입 망설일 이유가 없지 않은가
  • 신아일보
  • 승인 2024.05.2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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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의회 김용술 의장
금천구의회 김용술 의장
금천구의회 김용술 의장

웬만한 대로변이나 거리는 물론 블록마다 있다는 ‘스타벅스’ 보다는 적겠지만 길을 가다보면 병의원, 약국 등 의료기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건물 한 곳에 내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등 다양한 의원, 그리고 약국이 입점한 ‘메디칼빌딩’도 심심찮게 보인다. 그만큼 의료 접근성이 좋다는 의미다. 하지만 내가 가는 병원, 혹은 우연히 가게된 병원이 이른바 ‘사무장병원’이라고 불리는 불법개설기관인지 여부에 관심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 더욱이 사무장병원, 면허대여약국(이하 면대약국)의 개념을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들 역시 드물 것이다.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할 수 없는 비의료인 또는 비약사가 의사, 약사의 명의를 빌리거나 법인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하는 의료기관 및 약국을 불법개설기관으로 정의할 수 있다. 치료만 잘 받으면 되는거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들 불법개설기관이 국민에게 끼치는 폐해는 작지 않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뒤로하고 돈만 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사망자 47명, 부상자 112명 등 막대한 인명 피해를 초래한 밀양세종병원이 사무장병원의 전형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의료시장의 교란, 과잉진료, 치료비 선결제 먹튀 등 사무장병원의 행태는 결국 의료계 시장 질서를 파괴하는 주범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이 납부한 보험료인 건강보험 재정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사무장병원, 면대약국 등이 편취한 금액은 3조 376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천·경기도 국민의 1년 납부 지역보험료에 맞먹는 금액이지만 개설 초기 및 수사기간동안 재산을 은닉하기 때문에 징수율은 고작 6.92%, 2335억 원으로 매우 낮다는 사실을 아는가.

‘건보공단의 특사경’은 이 같은 불법개설기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다. 특사경이란 ‘사법경찰직무법 제7조의4를 신설해 공단 직원에게 불법개설기관에 대한 수사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 건보공단은 지난 2014년부터 작년 12월까지 1447건의 불법개설기관을 적발하고 수사를 의뢰하는 등 사실상 단속업무를 수행해 오고 있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국민을 상대로 처분을 하는 행정청으로 행정 소송에서 피고 당사자이며,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벌칙 적용에 있어 공무원으로 간주돼 일반 민간인과 다름없다. 또 조사초기 불법 증거자료 확보와 계좌추적이 중요하지만 건보공단은 강제 수사권이 없이 혐의 입증에 한계가 있고 수사를 의뢰하더라도 평균 11.5개월이라는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되려, 은닉하는 시간을 주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국민의 생명 그리고 신체, 안전, 건강 등을 보호할 긴급성이 존재하고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건강보험 재정이 누수되지 않으려면 신속하고 빠른 수사 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건보공단은 불법개설기관을 입증하기 위해 필요한 고도의 의료 이해도는 물론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이를 융합한 불법개설감지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불법개설 행정조사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해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도 축적돼 있고, 간호사, 의사 등 보건의료인과 수사관 출신, 변호사 등 전문인력 3000여명을 보유했다.

신속한 수사착수와 종결로 11개월이라는 장기간을 3개월로 단축시킨다면 연간 2000억 원 규모의 직접 보험재정누수 차단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현재 사건 기소 송치율인 40.2%를 10%만 올려도 454억 원, 20%로 올리면 931억 원의 재정 누수를 추가로 방지할 수 있다. 이처럼 불법개설기관으로부터 지킨 재원을 간병비, 필수의료 등 급여범위 확대와 전국민 보험료 부담 경감에 활용할 수 있으니, 더 이상 건보공단의 특사경 도입을 망설일 필요도, 지연시킬 이유도 없다.

/ 금천구의회 김용술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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