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방지법 시행 2년…실효성은 '글쎄'
N번방 방지법 시행 2년…실효성은 '글쎄'
  • 노진규 기자
  • 승인 2024.05.22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처벌 강화됐지만 '여성·서울대판 N번방' 활개
사이버성폭력 범죄 발생 건수 큰 변화 없어
"현실 맞춰 '텔레그램' 등 법 적용대상 늘려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근 '여성판 N번방' '서울대판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시행된 지 2년이 지난 N번방 방지법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사이버성폭력 범죄 발생 건수는 2019년 2690건, 2020년 4831건, 2021년 4349건, 2022년 3201건, 2023년 2314건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일상의 전면화로 사건수가 급증했던 2020~2021년을 제외하면 'N번방 방지법'이 시행된 2022년 전후의 사건 수는 크게 줄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N번방 방지법'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드러난 '여성판 N번방'과 '서울대판 N번방' 사건이 대표적이다.

'여성판 N번방'은 국내 최대 여성 전용 커뮤니티에서 남성들을 상대로 일어난 사건이다.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난 외국 남성들의 상세한 정보를 공유했는데 그 중 성적인 내용이 다수 포함돼 논란이 됐다.

'서울대판 N번방'은 서울대 출신이 여자 동문의 졸업사진이나 SNS사진을 활용해 불법 합성물을 제작·유포해 논란이 됐다. 주범 2명은 30대 남성으로, 지난 4월과 5월 각각 검찰에 송치됐다.

이번 '서울대 N번방' 사건과 지난 2020년 N번방 사건의 경우 공통적으로 메신저 '텔레그램'이 사용됐다. '텔레그램'의 경우 보안·익명성이 높아 그동안 범죄에 자주 활용됐다.

N번방 사건 이후 같은 해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정작 텔레그램은 규제권 밖에 있어 재정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 사업자가 불법 촬영물을 확인할 경우 즉시 삭제해야 하지만, 해당 법안에서 텔레그램은 익명 대화방이 아닌 '사적 대화방'으로 분류돼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현실에 맞춰 법 적용 대상을 늘리고 처벌 기준도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합의를 통해 텔레그램 같은 메신저에 규제가 필요하다고 하면 해야 한다"며 "사법 시스템이 글로벌 표준에 맞춰 가고 관련 범죄가 늘어나면 이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k.ro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