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GTX 이용객 적은 게 당연…오히려 다행
[데스크칼럼] GTX 이용객 적은 게 당연…오히려 다행
  • 천동환 건설부동산부장
  • 승인 2024.05.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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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 노선 수서-동탄 구간 개통 후 흥행 실패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개통일인 지난 3월30일부터 한 달간 수서-동탄 구간 이용자가 국토교통부 예측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더욱이 예상치 대비 이용률이 주말보다 평일에 더 낮아 '출퇴근 혁명 맞냐?', '나들이용 아니냐?'라는 조롱 섞인 비판도 있다.

개통 후 사흘째인 지난달 2일 화요일 수서역에서 성남역까지, 그리고 다시 성남역에서 수서역까지 GTX-A 열차를 직접 타봤다. 아침 출근 시간을 충분히 넘긴 오전 11시4분에 수서역 출발 열차에 몸을 실었다. 기자가 선택한 열차 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옆 칸을 슬쩍 넘겨 보니 다른 승객 몇 명이 겨우 보인다. 

문이 닫히고 열차가 출발할 때까지 이 칸에는 혼자뿐이다. 성남역에 도착할 때까지 열차 안 이곳저곳을 살피며 사진에 담았다. 차창 대형 모니터를 통해 GTX 홍보영상을 감상하고 공기청정기 곁에 가서 숨을 크게 들이마셔 보기도 했다. 다른 승객이 있었다면 취재 행위가 그들의 여행을 방해할 수도 있어 조심스러웠을 텐데 열차 한 칸을 전세 낸 것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썰렁한 GTX', '초기 흥행 실패 GTX' 소문이 사실이란 걸 명확하게 두 눈으로 확인했다. 그렇다고 많이 걱정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당장 어떤 대책을 만들려고 호들갑 떨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새롭게 추진 중인 노선까지 더하면 GTX는 A부터 F까지 6개 노선을 만드는 사업이다. 이제 고작 노선 한 개 그중에서도 수서와 성남, 동탄 3개 역만 개통했을 뿐이다. 야구로 치면 이제 겨우 1회에 1번 타자가 나와서 방망이 몇 번 휘둘렀을 뿐이다. 1번 타자가 홈런을 치든 삼진 아웃을 당하든 아직은 승부를 알 수 없다.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는 개통 해인 2007년 하루 평균 이용객이 1만3000여명에 불과했지만 5년 만에 하루 평균 10만 명을 넘겼고 작년에는 27만3000명을 돌파했다. 서울을 외곽과 잇는 급행 성격 노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GTX와 비교해 볼 만하다. 공항 이용 수요를 가졌다는 특수성이 있지만 GTX도 노선별로 출퇴근, 여행 등 다양한 특수성을 가질 수 있다.

개통 역이 하나둘 늘어날수록 GTX 이용자도 계속 늘어날 거다. 서울 핵심 업무·환승 지역의 역이 개통하면 급격한 증가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GTX 역 주변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활발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몇 년 수도권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GTX는 가장 중요한 교통 키워드였다. 연계 교통이 부실한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반대로 GTX 도보권 아파트도 많다. 아파트 밀집 지역에 있는 A 노선 성남역은 단지 내 GTX 같은 느낌마저 든다.

평일보다 주말 이용자가 많다는 것도 문제 삼을 건 아니다. 편하고 쾌적한 주말여행도 GTX의 중요한 역할 중 하다. 수도권 여행의 새로운 경향을 GTX가 만들 가능성도 있다.

이용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때까지 감당해야 할 운영 적자는 부담이긴 하다. 그렇다고 적자 부담이 GTX에만 있는 건 아니다. 수도권 도시광역철도 운영 기관 대부분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2022철도통계연보'를 보면 한국철도공사는 도시광역철도 부문에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적자는 1855억원에 달한다. 신분당선주식회사는 2022년에 18억원 흑자를 냈지만 2020년과 2021년 모두 100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신분당선 2단계 구간을 운영하는 경기철도주식회사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계속 적자를 냈고 공항철도주식회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철도는 교통 복지 성격이 강하다. GTX로 흑자를 낼 거라는 기대는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국가 재정으로 감당할 수 있는 최대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

결론은 개통 초기 한산한 GTX는 큰 문제가 아니다. 역 3개를 열었을 뿐인데도 북적인다면 미래를 볼 땐 이게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총선을 앞두고 다소 서둘러 개통한 감이 있었는데 조금 여유를 가지고 크고 작은 오류를 잡아갈 시간을 벌 수 있어 오히려 다행이다.

정부의 부정확한 수요 예측은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GTX뿐만 아니라 모든 교통 정책의 성패는 결국 수요 예측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렸다. GTX 사업 전체가 물 흐르듯 이어지지 않은 점도 실책이다. 도미노 패를 다 세우기도 전에 성급하게 3~4개를 먼저 넘어뜨렸으니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