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소나무’ 보다는 '더불어 소나무’
'홀로 소나무’ 보다는 '더불어 소나무’
  • 김 재 명
  • 승인 2010.08.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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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부 캘리포니아에 약 4억 3천만평규모의 세쿼이아국립공원이 있다.

옐로스톤국립공원에 이어 두번째로 189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그 공원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나무들이 군집을 이루어 모여 살고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나무인 제네럴 셔먼이라는 이름의 나무도 그곳에 있다.

남북전쟁당시 남부의 주요도시를 초토화시킨 유명한 북군장군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 나무의 위용은 대단하다.

키가 87m, 둘레길이 49m 로 어른 16명이 팔을 벌려 안아야할 크기이며. 밑둥의 직경만 12m 라고 한다.

나무의 수령은 너무 오래되어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2,700년 이상이라고 한다.

우리도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상판리 속리산 국립공원내에 훌륭한 소나무를 가지고 있다.

바로 ‘정이품 소나무(正二品松)"’로 천연기념물 제 103호다.

나무나이는 600년 이다.

1464년, 세조가 지긋지긋한 피부병을 고치기 위해 법주사를 찾다가 소나무곁을 지나는데 길이 좁아 가마가 소나무에 걸린 모양이다.

“연(輦)이 걸린다"고 하자, 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쳐들었다 하고, 돌아갈 때 역시 나무 곁을 지나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니 일행이 모두 나무가지밑에서 넉넉히 비를 피했다 한다.

이를 두고 세조가 기이히 생각해, ‘정이품(正二品)’의 높은 벼슬을 내렸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정이품송’옆에서 찍은 사진을 집에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만큼 ‘국민 소나무’다.

이조 500년 풍상을 같이 한 소나무로 옆에 시원한 속리천이 흐르고 토양도 비옥했었으니 장수가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1993년 세찬 폭풍속에서 큰가지 한쪽을 잃은 이후, 이제는 큰 가지 4개중 3가지가 훼손되었다한다.

아무리 떠받들어도 좌우로 삭막한 아스팔트 도로로 공해에 시달리고, 시멘트 보조물이요, 쇠사슬 접근금지 표시로 둘러싸여 “일가친척", “친구"하나 없는 몸이니 온갖 “영화"가 무슨 소용인가. 어째 ‘피(血)를 팔아서 약(藥) 을 사먹는 느낌’이다.

같은 소나무들끼리 뿌리로 서로 받쳐주고 어깨로 감싸주어 폭풍을 막아주어 자연에 맡기는 것이 더 좋았지 싶다.

세조가 ‘정이품’벼슬을 소나무에게만 내리지를 말고 그 ‘소나무 숲’에 벼슬을 내렸더라면 좋았으리라.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

인간의 생·노·병.·사란 사회화의 과정이다.

나무들처럼 서로 감싸주고, 뿌리로 교감하고, 격려하고, 즐겁고, 고달품을 서로 격려해주며 서로 같이 커가는 과정인 것이다.

정상적인 사회화 과정을 벗어나 홀로가 된 사람들은 경제형편에 관계없이 필수적인 자기방어의 무기를 갖는다.

누구에게나 발사가 가능한 눈총이라는 위험한 무기다.

한번 째려보면 총맞은 사람은 곧 오금이 저려진다.

생리학적으로도 눈총을 맞은 사람은 통상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촉진되면서 혈관이 좁혀지며,‘코리솔’이라는 호르몬도 증가하여 백혈구의 기능을 현저히 저하시켜 면역력을 크게 감소시키고, 살아있는 세포도 죽인다.

그래서, 일단 눈총으로 한방 맞으면 곧 ‘기(氣)’가 빠지는 것이다.

‘사기(士氣)’저하로 이어지는 것이다.

결국은 눈총 몇방맞으면 대부분은 심장병이나 뇌졸증으로 사망할 확율이 커지니 눈총은 잠재적 살인행위다.

중요한 것은 눈총은 상대방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쏜사람도 같은 죽음을 당하는데 문제가 있다.

눈총 맞은 상대방이 죽는데는 시간이 좀 걸리지만 눈총을 쏜 사람의 죽음은 상대적으로 훨씬 빨리 다가오는데 그걸 모른다.

현대의 질병중 가장 큰 사망율을 보이는 것은 첫째가 ‘심장병’이요, 들째가 ‘암’이고 셋째가 ‘뇌졸중’이다.

고독과 고민이 혈액과 관련되어지면 ‘심장병’과 ‘뇌졸증’으로 발전되고, 정신의학적으로 향하면 ‘우울증’이 되고 마는 모양이다.

어쨌던 모두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유태인의 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람들로 부터 “젊으시군요"하는 소리를 듣게 되면 노인으로 접어든다는 징조다.

조금만 더 나이들면 화장실에 갔다가 바지지퍼를 올리는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더욱 나이들면 지퍼 내리는 것도 잊어 버린다.

아직 지퍼내리는 것을 잊을 나이가 아니라면 한번 쯤 홀로 소나무를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 인생길은 같이 가면 즐겁고 홀로 가면 괴로운 쓸쓸한 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