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대형 건설사' 해외 사업에 웃고 주택에 울었다
1분기 '대형 건설사' 해외 사업에 웃고 주택에 울었다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4.05.0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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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비중 늘린 삼성물산·현대건설…매출·영업이익↑
주택 비중 여전히 큰 대우·GS·DL, 수익성 악화로 고전

코스피 상장 대형 건설사들의 1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해외·비주택 비중을 늘린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지만 주택 비중이 여전히 높은 대우건설과 GS건설, DL이앤씨는 수익성 악화에 고전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 능력 평가 기준 10위권 건설사 중 코스피 상장 5개 사가 최근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들 회사 중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은 원가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국내 주택 부문 대신 비(非)주택·해외 부문이 실적을 이끌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현대건설 매출액은 1년 전보다 41.7% 오른 8조5450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2509억원으로 44.6% 늘었다. 파나마 메트로 3호선과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사우디 자푸라 가스 처리 시설 등 해외 대형 현장 공정이 가속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6.3%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8%p 올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1분기 매출액은 5조584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4% 늘었다. 영업이익은 15.4% 증가한 337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 등 그룹사 물량과 카타르 태양광발전 프로젝트 등을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45.6%로 끌어올렸다. 

반면 국내 주택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우건설과 GS건설, DL이앤씨는 실적이 악화했다. 주택 사업은 계약부터 준공까지 3년가량 시차가 난다. 공사 원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시점이 2021년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말 정도까지 늘어난 원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주택들이 준공된다. 이에 따라 주택 부문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분간 준공 주택들이) 공사비 급등 전 계약해 공사비 증가 시기를 거쳐 가면서 완공된 것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을 수가 없을 것"이라며 "주택 부문 수익률은 올해도 낮아질 테고 내년까지도 늘어나기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1분기 대우건설은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4.6% 줄어든 2조487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48억원으로 35% 쪼그라들었다. 고금리 및 원가율 상승 영향이 지속하는 가운데 주택 매출 비중(64.2%)이 1년 전보다 2.7%p 확대했기 때문이다. 

GS건설은 매출(3조710억원)과 영업이익(710억원)이 각각 12.6%와 55.6%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 77.7% 비중을 차지한 주택 부문에서 지속된 공사 원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DL이앤씨 매출은 1조8905억원으로 작년 1분기 대비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09억원으로 32.5% 내려앉았다. 전체 매출 중 61.6%를 차지한 주택 부문 수익성이 원자잿값 상승 여파로 작년 동기 및 연간 평균 수준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자잿값 인상 등에 따른 공사비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국내 주택 부문의 실적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건설업황은 2021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인허가, 수주, 착공 등 선행지표가 매우 부진한 상황"이라며 "특히 주택건설 인허가와 착공 면적은 2010년대 들어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만큼 국내 주택사업자들의 단기 실적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했다.

[신아일보] 남정호 기자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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