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 희생' 여덟 번째…대책위 "특별법 개정, 지체 말라"
'전세사기 피해자 희생' 여덟 번째…대책위 "특별법 개정, 지체 말라"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4.05.0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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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본회의서 법안 처리 예정…여당, 계속 반대
'선구제-후회수' 방안 소요 비용 두고 이견 여전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여덟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사진=남정호 기자)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여덟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사진=남정호 기자)

최근 전세사기 피해자 중 여덟 번째 희생자가 나온 가운데 전세사기 대책위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처리에 시간을 지체하지 말라고 정치권에 촉구했다. 민주당은 28일 본회의에서 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지만 여당은 '선구제-후회수'에 드는 비용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특별법에 반대하고 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이하 전세사기 대책위) 등은 8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여덟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일 대구에 사는 한 전세사기 피해자가 세상을 떠났다. 이날 일부 공개된 고인의 유서에는 "괴롭고 힘들어 더 이상 살 수가 없겠어요.", "빚으로만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피해자와 함께 활동한 정태운 대구 전세사기 대책위원장은 "오늘 정부, 여당을 규탄하지 않겠다. 계속해서 피해자들을 보살펴달라 외쳐왔지만 피해자 아픔을 외면하고 결국 벼랑 끝까지 밀어 넣은 자들은 규탄조차도 아깝다."며 "고인의 목숨이 수많은 피해자를 살리는 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선구제-후회수' 방안을 포함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쟁점은 선구제-후회수 방안이다. 이는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등 기관이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전세보증금 반환 채권을 사들인 뒤 추후 경·공매 등을 통해 회수하는 것이다. 시민사회는 후에 회수하는 금액을 제하면 최대 5850억원이 들 것으로 주장하지만 정부는 최대 4조원 규모로 추산하는 등 소요 재원에 대한 견해차가 크다.

안상미 전국 전세사기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사인 간 거래라면서 피해자들에게 온전히 책임을 전가했던 정부는 여전히 돈이 너무 많이 드니 할 수 없다는 망언만 내뱉고 있다"며 "이미 더 큰 돈을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지원하고 부자들 세금을 감면해 주면서 사인 간 거래에 개입하고 있는 것이 정부"라고 질타했다. 

참여연대 운영위 부위원장인 이강훈 변호사는 "사기꾼, 투기꾼들은 정부의 전세 관련 금융 정책 실패를 파고들어 기생해 온 것이다. 정부가 정책적 실패의 책임을 질 이유가 없는 개인 간의 사기 범죄 피해자와 비교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청년을 비롯한 무주택 서민들의 경제적 피해를 신속하게 딛고 일어나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민생을 외면한 정치가 또 한 명의 전세사기 피해자를 죽였다며 전세사기 방치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세사기 특별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했다.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은 "고인과 같이 최우선변제금조차 받을 수 없는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보증금 채권매입 선구제-후회수 개정안에 대해 정부와 국민의힘은 수조 원이 든다는 근거 없는 혈세 낭비 몰이로 피해자를 우롱했다"며 "일상의 회복을 간절히 바라는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개정과 대책 마련에 정부와 여야가 더는 시간을 지체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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