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재건축 시동 건다
[기고]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재건축 시동 건다
  • 신아일보
  • 승인 2024.04.30 1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4월27일 1기 신도시 특별법, 정확한 명칭은 '노후 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1기 신도시 재건축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먼저 노후 계획도시 특별법의 주요 내용부터 살펴보자. 택지조성 사업 완료 후 20년 이상 지난 100만㎡ 이상 택지는 공공성 확보 시 재건축 초기 관문인 안전진단을 면제해 준다. 또 재건축 사업성에 중요한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상향해 주고 리모델링하는 단지의 경우 세대 수도 증가시켜 주며 사업 기간 단축을 위해 각종 인허가를 통합 심의하고 이주단지 조성 등 이주대책도 지원해 준다.

재건축을 쉽게 설명하면 도로, 학교 등 기반 시설은 좋은데 아파트만 노후화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기반 시설은 그대로 두고 노후화된 아파트만 콕 찍어 부수고 새 아파트로 짓는 사업이다. 노후 아파트를 부수면 살고 있던 주민들은 공사 동안 주변에 이주해서 살아야 하니까 주변 전세,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1기 신도시의 경우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분당은 9만7000여 세대, 일산은 6만9000여 세대로 이걸 한꺼번에 재건축하게 되면 아마 수도권 전세·매매 시장은 혼돈으로 빠져들 것이다. 

1기 신도시만 대상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49곳 이상이 노후 계획도시 특별법 대상이 가능한 만큼 전국 오래된 택지지구는 앞으로 재건축 홍역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재건축을 순서대로 진행하게 되는데 먼저 재건축 사업을 하는 단지가 선도지구다.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 등 1기 신도시에서 지역별로 주택 수(주택 재고)의 5~10%를 선도지구로 지정하겠다고 한다. 10%로 잡으면 분당은 9700세대, 일산은 6900세대, 평촌, 산본, 중동은 4000세대 정도가 선도지구 대상이 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매년 이렇게 선도지구를 지정하고 올해 첫 선도지구를 지정한 후 2025~2026년 정비계획 수립, 구역 지정 후 2027년 상반기 착공을 한다는 계획이다.

당연히 선도지구 지정을 위해 주민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분당 한솔 1·2·3단지는 현재 신탁방식 재건축 동의율을 50% 이상 넘겼고 양지마을은 주민 사전 동의율을 75% 이상 확보했다고 한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정책 일관성이 없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선도지구에서 밀리면 기약 없이 늦어질 수 있다는 불안한 마음에 선도지구 선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선도지구 지정이 되면 정말 정부 계획대로 2027년 상반기 착공이 가능할까? 재건축사업구조를 아는 사람이라면 불가능하다는 것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바로 알 수 있다.

첫 선도지구가 2027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려면 지금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고 이주를 시작해야 한다. 지금이야 정부가 안전진단도 면제해 주고 심의도 빠르게 해주고 용적률도 올려준다고 하니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 같지만 생각해 보자. 조합설립, 건축심의, 사업시행계획, 조합원 분양신청, 관리처분계획 이런 단계도 문제지만 최근 급등한 공사비를 낼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용적률 80% 저층 아파트를 3배 이상인 273% 새 아파트로 만드는 둔촌주공도 공사비 갈등으로 그렇게 고생했는데 용적률이 약 200% 수준인 1기 신도시가 공사비 갈등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돼 2027년 착공하려면 정부에서 추가 분담금을 다 내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정부도 공사비를 대신 내 줄 생각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것을 달콤함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 특별법이 만능열쇠가 아니다. 추가 분담금이 생각보다 많이 나올 수 있고 선도지구 착공까지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빨리빨리'가 아닌 시간이 걸리더라도 백년대계를 위한 제대로 된 노후 계획도시 재건축을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master@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