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절반은 성공"
"세종시 수정안,절반은 성공"
  • 박동희기자
  • 승인 2010.08.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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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총리,퇴임 앞두고 출입기자들과 오찬 간담회
정운찬 국무총리는 9일 부결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절반은 성공이라는 총평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퇴임을 앞두고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나. 문제를 문제로 정확히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해법을 마련한 것이라고 자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먼저 재임기간의 소회에 대해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나름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3불정책을 3화정책으로 바꾸는 교육개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상생협력으로 전환하는 일 등은 일정 부분 성과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또 정부인력 운용방향, 금융정책부서 통합, 국가중장기 발전전략 등을 정부가 풀어야 할 화두로 제시한 데 대해서도 "나만의 독창적 견해라기보다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것들 가운데 우선순위를 매긴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이어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뻔히 눈에 보이는 문제가 있는데도 풀기 어렵다는 이유로 눈을 감는다면 그것은 양식 있는 사람의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더욱이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만큼 중대한 국가적인 과제라면 당연히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후손들에 대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책무"라며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세종시 수정안 역시 절반은 성공이라는 총평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해야 할 일, 하고 싶었던 일이 많았던 만큼 아쉬움이 큰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양심과 소신에 따라 열과 성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돌이켰다.

이와 함께 퇴임 뒤 계획에 대해서는 "당분간 심각하고 복잡한 생각은 내려놓고 빈둥거리는 자유를 누리고 싶다"며 "만나기 힘들었던 지인들을 뵙고 야구장도 찾아갈까 한다.

또 가족들과의 시간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념·세대 간 갈등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현재 미국의 한 대학으로부터 교수직 제의를 받고 수락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또 새 내각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새로 발탁된 분들이 모두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췄으므로 나 자신이 해법을 모색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사람은 언제든 바뀔 수 있으나, 행정은 강물처럼 유장하게 흘러가야 한다"면서 "나는 국무총리로서 조그만 주춧돌 하나를 보탰을 뿐"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오는 11일 퇴임식을 갖고 공직을 떠날 예정이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