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나'...ELS 자율 배상 두고 투자자 입장 엇갈려
'어떻게 하나'...ELS 자율 배상 두고 투자자 입장 엇갈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4.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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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배상 미수용 시 소송 불가피...법조계 "장기화, 비용 등 부담"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 H지수) 추종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에 따른 은행권 자율 배상이 속속 진행되는 가운데, 투자자 입장이 100% 원금 배상 주장과 현실적으로 은행 배상안 수용이라는 입장으로 엇갈리고 있다.

ELS 상품 판매를 사기라고 주장하는 일부 투자자 목소리가 큰 상황이지만, 배상안 거부 시 금융감독원(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물론 투자자별로 소송을 진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법조계는 배상안 자체도 법률적 근거를 바탕으로 마련된 만큼 실제 법원 판단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며, 은행과의 긴 소송 과정과 비용에 대한 부담 등을 우려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일 우리은행은 지난 12일 만기가 도래한 ELS 일부 투자자의 배상금 지급을 완료했다. 

신한은행도 이달 4일 약 10명의 투자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했다. 

앞서 하나은행 역시 지난달 29일 일부 투자자들과 합의를 거쳐 은행권 처음으로 ELS 투자 손실에 대한 배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은 만기 도래 일을 기준으로 배상 비율과 절차를 담은 안내 메시지를 전송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 또한 배상 절차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ELS 만기 도래와 함께 배상금 절차가 속속 진행되며 100% 원금 배상을 주장하던 투자자 사이에서도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투자자가 은행 자율 배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실상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개별 소송밖에는 방법이 없다.

이에 ESL 피해자 커뮤니티에는 "승소도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고소할 건지 말 건지 모르겠다"며 "안 받고 버텨야 하나 줄 때 이거라도 받아야 하나, 은행들이 높은 보상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불안한 심경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홍콩 ELS 사태에 대한 피해 차등 배상안 철회 요청에 관한 국민 청원'을 지지하며 여전히 원금 전액 배상을 주장하고 있다. 

해당 청원은 오는 5월9일까지 5만명의 동의를 얻어야 국회로 회부되는데, 이날 기준 1만2413명(약 24%)이 동의했다. 

일부긴 하지만 강경 투자자와 은행의 법정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법조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법률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배상안이 마련된 만큼 법정으로 간다고 해도 드라마틱한 결과 얻기 어렵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임대현 법무법인 법승 변호사는 "금감원이 제시한 배상 비율 대부분 20~60% 사이에 분포할 것으로 보인다"며 "배상 기준은 억울하게 손실을 본 투자자가 합당한 보상을 받으면서도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심사숙고해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무엇보다 법정 싸움에서는 양 당사자가 자신의 주장에 따른 입증책임을 지게 되는데 개인의 경우 금융사 잘못을 입증할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돼 더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A로펌 변호사 역시 "실제 법정 다툼으로 가는 경우 개별 상황에 따라 전액 배상 판결이 나올 수도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다만 법원 판결도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B로펌 변호사도 "(이번 ELS 손실 사태는) 단체 소송에 적합하지 않은 케이스"라며 "예를 들어 지적장애 등 의사 무능력자를 대상으로 은행에서 고위험 상품을 판매했다면 은행의 100% 과실로 볼 수 있지만, 이번 ELS 투자자들은 나이, 투자 경험도 다르고, 설명의무 위반 정도도 모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