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서 '8조9000억' 받고 62조 투자…반도체 경쟁력 강화
삼성전자, 미국서 '8조9000억' 받고 62조 투자…반도체 경쟁력 강화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4.1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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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반도체 보조금 확대에 투자도 2.6배↑…정치·경제 상황 맞물려
경계현 "설계부터 완성까지 미국산 칩 기반마련, AI칩 수요대응"
삼성전자 테일러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테일러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예상보다 많은 반도체 보조금을 지원받으면서 투자액을 2.6배 늘리기로 했다.

미국 상무부는 1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텍사스 첨단 반도체 공장 투자를 위해 반도체법에 의거해 64억달러(약 8조89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예상된 보조금 수준(50억달러)보다 높은 액수로 삼성전자도 이에 발맞춰 미 현지 투자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서 행사를 열고 2030년까지 280억달러가 추가된 총 450억달러(약 62조3000억원)의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에 투자키로 한 금액은 170억달러(약 23조4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추가투자는 정치·경제적 상황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022년 제정한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 등을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들에게 보조금과 연구·개발(R&D) 비용 등 총 527억달러를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내 첨단반도체 생산을 현재 제로(0) 수준에서 2030년 20%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삼성전자,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지난해 미 현지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들어 기업들의 투자확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미 대선을 앞두고 치적 쌓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에 경쟁사들 공격적인 행보에 삼성전자도 기존 계획만으론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미 상무부는 인텔에 당초 예상됐던 지원액의 2배 수준인 직접 보조금 85억달러, 대출 최대 110억달러를 제공키로 잠정 합의했다. 이에 인텔은 향후 5년간 오하이오·오리건·애리조나·뉴멕시코 등 4개 주에 총 1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도 당초 예상액(50억달러)보다 높은 66억달러를 지원금으로 받고 미국 투자액을 60% 늘리기로 했다. TSMC는 400억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2개를 짓고 있었다. 여기에 250억달러를 추가해 10년 내 3번째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또 2028년부터 미국 내에서 최첨단 공정인 2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반도체도 생산키로 했다.

삼성전자를 제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선두에 올라선 SK하이닉스도 미국 현지에 투자를 확대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해 AI 메모리용 어드밴스트 패키징 생산기지를 세울 계획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S부문장)은 “삼성은 설계부터 완성까지 미국산 칩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며 이를 전국의 고객 및 공급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수행할 것”이라며 “AI 칩 같은 미래 제품에 대한 미국 고객의 예상되는 수요 급증을 충족하기 위해 최첨단 공정 기술을 갖추고 미국 반도체 공급망 보안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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