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하던 '해외 건설' 앞 중동 확전 위기 암초
순항하던 '해외 건설' 앞 중동 확전 위기 암초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4.04.1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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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 안정화에 사우디 등 발주 여건 개선
지정학적 리스크에 미 금리 인하 지연 등 우려
지난 2일(현지 시각) 사우디 아람코 플라자 콘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서명식. (사진=삼성E&A)
지난 2일(현지 시각) 사우디 아람코 플라자 콘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서명식. (사진=삼성E&A)

국내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가 순항 중이다. 최근 유가 상승 안정화로 전통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 발주 여건이 개선되면서 사우디 등지에서 실적 향상이 나타난다. 다만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중동 지역 불안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등 악재도 불거지는 모습이다.

1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누적 국내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55억1900만달러(전날 환율 기준 약 7조6200억원)로 집계됐다. 1년 전 61억800만달러보다 9.6% 줄어든 수준이다. 

다만 지난 3일 삼성E&A와 GS건설이 총 72억2000만달러 규모 '사우디 파딜리 가스 프로젝트 패키지 1·2·4'를 따내며 올해 누적 수주액 127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작년 4월 말까지 누적 수주액을 64% 초과한 실적이다.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중동과 유럽에서의 수주 증가세가 눈에 띈다. 전통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에서의 1분기 수주액은 24억3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93.3% 늘었다. 유럽에서는 1년 전보다 3.8배가량 많은 3억4200만달러를 수주했다. 중남미 수주는 같은 기간 58.1% 늘어난 1억3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현지 투자를 늘리며 지난해 수주액이 급증했던 북미·태평양 사업은 기저효과로 1년 전보다 33.4% 줄어든 14억9800만달러에 그쳤다. 

중동과 함께 양대 수주 텃밭 중 하나인 아시아도 10억4300만달러에 머물며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실적이 42.3% 줄었다. 같은 기간 아프리카 수주액은 84.3% 감소하며 9969만달러에 만족해야 했다. 

중동 지역 실적 향상은 유가 상승 안정화에 따른 발주 여건 개선이 영향을 줬다. 두바이유 선물은 이달 4일부터 배럴당 90달러선을 넘나들고 있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90달러를 넘긴 건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여 만이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작년에 중동 발주액이 2000억달러 정도로 사상 최대치였는데 올해는 그걸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며 "여전히 사우디 쪽 발주들이 하반기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여 우리 기업들의 수주도 작년보다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3일(현지 시각)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보복 공격을 감행하는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성이 높아진 것은 부담이다. 다만 이란의 공습 직후 미국이 이스라엘의 반격에 반대하고 나서 사태 추이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란과 이스라엘만의 관계로 끝날 것이냐, 이스라엘 뒤에 있는 미국과의 분쟁으로 이어질 것이냐 등 복잡한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라며 "충분히 시장의 전체적인 발주 환경을 나쁘게 할 수 있는 요인들일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다가올 미국 대선 향방도 앞으로 세계 경제와 해외 건설 수주 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내 기업의 연간 해외 건설 수주액은 2020년 351억달러를 시작으로 4년 연속 300억달러를 넘겼다. 특히 2022년과 지난해는 2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1966년 이후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따낸 건설 사업 누적 수주액은 9638억3000만달러로 1조달러까지 361억7000만달러를 남겨뒀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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