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아찌아족의 한글 사랑
찌아찌아족의 한글 사랑
  • 박 태 건 국장
  • 승인 2010.07.29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찌아찌아족이 지난해 7월15일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한지 1년여만에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난 21일 바우바우시에 사는 찌아찌아족의 한글 도입을 공식 승인했다.

한국어를 공용어나 제2외국어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문자가 없는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 토착어인 찌아찌아어(語)를 표기할 공식 문자로 한글을 도입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문화적 침략을 이유로 반대하는 일부 여론에 부딪쳐 찌아찌아족이 현지 초등학교에서 한글 수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나도록 정부 차원의 승인을 인정하지 않았었다.

인도네시아는 2만여 개 섬에 2억3000만 명이 모여 살며, 사용되는 언어는 700개가 넘는다.

그러나 언어의 대부분은 찌아찌아족과 같이 음성 언어만 있을 뿐 기록언어(문자)가 없다.

그래서 국어인 인도네시아어를 쓰고, 말 자체도 문자를 따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한글를 공식 문자로 채택한 인구 6만 명의 찌아찌아족은 자기들의 말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말을 완벽하게 옮겨 쓸 수 있는 문자를 갖게 된 것이다.

2004년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100년 내에 인류 언어의 90%는 새로운 통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소멸되고, 세계는 11개의 지배적 언어로 종속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한글이 11개의 지배적 언어가 될 수 있는 방법은 한국어를 보급하는 것보다는 문자로서의 한글을 세계에 수출하는 것이 지름길일 것이다.

찌아찌아족 이미 한글 교과서가 발간돼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수업을 시작하고 있다고 한다.

한글 수출 1호이자 한글 세계화의 주춧돌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