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TX 개통 20년…청량리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청춘
[기고] KTX 개통 20년…청량리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청춘
  • 신아일보
  • 승인 2024.04.0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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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수도권동부본부 청량리역장

스무 살 청춘들이 청량리역 광장에 모인다. 삼삼오오 통기타와 먹을거리 등을 손에 든 젊은이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넘친다. 대성리를 거쳐 가평 남이섬, 강촌으로 향하는 통일호와 비둘기호 열차 안은 노랫소리와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당시의 청량리발 춘천행 열차는 젊음의 싱그러운 열기를 싣고 달리던 '청춘' 그 자체였다. 

'춘천 가는 기차'는 2010년 경춘선 광역전철, 2012년 ITX-청춘 개통과 함께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북한강을 느릿느릿 에둘러 가던 경춘선의 낭만도 옛이야기가 됐다. 그 아쉬움을 채워 준 것은 대폭 개선된 이용 편의성과 운행 속도였다. 특히 ITX-청춘은 기존 무궁화호로 2시간가량 소요되던 청량리-춘천 구간을 1시간 이내로 주파하며 춘천을 서울 생활권으로 편입시켰다. 제천과 영주, 안동, 강릉을 비롯한 일출 명소 정동진 등 다양한 지역 및 관광 명소에의 접근성도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개선됐다.

2010년 광역전철 개통에 맞춰 청량리역도 새롭게 문을 열었다. 기존의 단출한 역사 대신 지하 3층~지상 6층 규모를 갖춘 지역의 랜드 마크로 거듭났다. 2017년 12월 KTX 강릉선이 청량리역에서 운행을 개시한 데 이어 2021년 1월에는 국내 최초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인 KTX-이음이 도입되면서 청량리-제천 1시간, 안동까지 2시간에 주파하게 됐다. 2004년 KTX 개통 이래 그동안 'KTX 불모지'였던 서울 동북부 지역도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수도권-영동 지역의 관문으로 재탄생했다.

2024년 현재 청량리역은 1일 KTX 이용객 1만5000명, 일반열차 이용객 5만5000명 등 총 7만 명의 고객이 이용하는 명실공히 서울 동북부 지역의 교통 거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1호선과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강릉선, 중앙선 등 6개 노선이 지나는 서울 동북부 지역 주요 관문이자 약령시장과 경동시장 등 대형 전통시장이 인근에 위치한 메가 상권의 중심지기도 하다. 

청량리역의 발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B·C 노선 청량리역 정차 및 면목선(청량리-신내), 강북횡단선(청량리-목동) 등 4개 노선 신설이 추진되고, 철도와 버스를 연계하는 복합환승센터도 조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춘천-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 건설 사업이 완료되면 청량리에서 춘천을 거쳐 속초까지도 한 번에 이어지게 된다. 그야말로 청량리역이 서울 동북부를 넘어 수도권을 대표하는 교통 허브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올해는 KTX가 개통 2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2004년 4월1일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개통한 고속철 KTX는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편입시키며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 문화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KTX-산천과 이음, 대한민국의 '급행 고속열차' 시대를 열 KTX-청룡까지 앞으로 KTX의 발전상은 무궁무진하다. 20살이 돼 막 청춘의 문턱에 들어선 KTX가 앞으로 달려 나갈 또 다른 20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청량리역을 젊음의 아이콘으로 만든 춘천행 열차는 사라졌지만 앞으로도 청량리역은 KTX 출발역으로서 더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KTX와 함께 새로운 청춘의 희망을 응원할 것이다.

/ 김용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수도권동부본부 청량리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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