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새댁의 꿈 앗아간 ‘국제결혼’
베트남 새댁의 꿈 앗아간 ‘국제결혼’
  • 이 성 인
  • 승인 2010.07.2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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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넷’ 영문판은 최근 한마디로 요약하면. 여자들이여 조심하라(In a word: GirIs-be carefuI) 는 기사에서 한국 남성들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들은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하지 못한다는 보도를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다고 한다.

20대 꽃다운 나이에 코리아드림을 안고 한국 땅을 밟은 베트남 신부가 1주일 만에 남편에게 살해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비극적인 소식을 듣고 한국으로 달려와 통곡하는 부모의 모습이 가슴을 저민다.

모진 가난에서 벗어나 미래를 잘 설계할 것이라는 말을 믿고 금쪽같은 어린 딸을 이역만리 낯선 곳으로 보냈다가 이런 참혹한 일을 겪게 한 부모의 심정이 오죽 하겠는가. 범인인 남편은 지난 8년간 60여 차례나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중증 정신질환자라니 어이가 없다.

이제 겨우 20세인 어린 신부는 남편의 이런 병력을 모르고 국제결혼 알선 업체만 믿고 결혼하게 한 것도 문제지만 모른 척 했다면 더 큰 잘못이다.

영세한 결혼업체들이 난립 하면서 국제결혼 희망자들의 신상이나 가정환경을 제대로 파악 하지 못한 채 소개해 이혼한 사례가 많다.

무분별한 국제결혼에 따른 부작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제결혼은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혼인 건수 30만 9000여건의 10.8%인 3만3300여건에 이를 정도다.

특히 농촌지역 총각은 10명중 4명이 베트남, 중국, 필리핀 등 외국 출신 신부를 맞고 있다.

국제결혼 중개업체들은 인신매매 하듯 돈만 주면 아무런 자격 제한이나 절차 없이 결혼을 알선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꾸린 다문화가정은 상당수가 저소득층 인 데다 언어, 자녀, 교육차별 등의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고 부부간 나이차이가 10-20살 차이가 되다보니 문화적 차이에 더해 세대간 갈등까지 심각한 실정이다.

외국인 신부가 폭력에 시달린 일이 부지기수고 살해되고 자살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더니 결국 이번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현재 전국의 국제결혼 중개업소는 1250여 군데나 된다.

그러나 정부는 이들의 불법 행위를 방관만 하다 최근에야 결혼 당사자 간의 신상 정보를 사전에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제공하는 것을 의무화 하는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10월 1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지만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미지수다.

법하나 바꾼다고 현지 중개 업체와 결탁한 국제결혼 불법행위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철저한 관리 감독 단속 강화와 함께 무분별한 국제결혼을 사전에 막을 장치가 필요하다.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시집오는 결혼이민자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 현재 13만 명에 육박 한다고 한다.

농어촌에서는 동남아나 중앙아시아 출신 며느리들이 없으면 아기 울음소리를 듣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결혼 이민자는 결혼과 자녀출산 산업인력 부족 등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결혼이민자와 후손이 2050년까지 생산 가능인구와 총인구 감소 폭을 9%, 13%로 각각 완화해 사회 경제적으로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연구 보고서가 나온 적이 있다.

그만큼 결혼이민과 그에 따라 형성된 다문화 가정의 성공적 국내정착이 중요하다.

그런데도 ‘외국인 신부 수난사’는 자칫 심각한 외교적 마찰을 불러 올수 있다.

비단 이번 사건뿐만 아니다.

상습 구타와 인종차별에 시달린 가출 이혼을 택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심지어 자살하는 여성도 나왔다.

오죽 했으면 베트남 주석이 한국 대사에게 “베트남 신부들을 잘 대해 달라”고 부탁까지 하겠는가. 심지어 한국 남성1명이 외국 여성 수십 명을 놓고 신부 감을 고르는 ‘룸살롱식 맞선’까지 등장했다.

이 때문에 캄보디아 정부는 한국인과 국제결혼을 잠정적으로 중단시킨 적도 있다.

개인의 결혼 문제를 국가가 관리하고 통제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이제 라도 가능한 모든 법을 동원해 한국으로 시집온 그들도 한국인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