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 “상품개발보다 M&A가 낫다?”
게임사들 “상품개발보다 M&A가 낫다?”
  • 박재연기자
  • 승인 2010.06.10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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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상위권 게임 업체들 가용현금 1000억 넘어
최근 게임 업계의 키워드 M&A(인수합병)이다.

올해 들어 넥슨이 엔도어즈와 게임하이를 잇따라 인수했고, 엔씨소프트가 넥스트플레이를, 네오위즈게임즈는 씨알스페이스를, CJ인터넷은 씨드나인을, 위메이드는 조이맥스를 인수하는 등 M&A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M&A를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 성장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게임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해외시장 경쟁력 확보도 중요한 이유다.

게다가 개발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나 가능성을 감안할 때 검증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도 한 몫 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앞으로도 M&A 열풍이 지속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온 게임사들의 두둑한 현금이 원동력이다.

나태열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미 게임 시장은 자본 집약적 사업으로 바뀌었다”며 “외형을 키운 게임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 성장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 이슈는 게임업계에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산업이 그랬던 것처럼 게임산업도 M&A를 통한 재편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넥슨이 위젯과 네오플을 인수하며 기존의 것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것도 한몫했다.

최병태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게임업계의 M&A 이슈는 산업내의 구조적인 부분으로 판단된다”며 “풍부한 현금은 앞으로 게임회사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상위권 업체들의 가용현금이 대부분 1000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금융위기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오며 차곡차곡 채워온 곳간을 이제 열 시기인 셈이다.

넥슨의 경우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가용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매출채권)이 약 1670억 원이다.

올해 들어 앤도어즈와 게임하이(732억 원)를 인수한 넥슨은 좋은 지적재산(IP)을 가지고 있고 우수한 개발력을 보유한 회사라면 추가로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직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않고 있는 NHN 역시 향후 가능성이 높은 회사다.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가용 현금은 6968억 원에 달한다.

실제로 지난 3월 정욱 한게임 대표대행은 “올해 퍼블리싱 명가로 거듭나기 위해 인수도 적극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가용현금이 4485억 원으로 충분한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64억 원을 들여 넥스트플레이를 인수했으며 추가로 언제든지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다양한 장르의 잠재력 있는 개발사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조이맥스를 인수한 위메이드 역시 두둑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가용현금이 2361억 원이다.

최병태 연구원은 “이번 조이맥스 인수를 통해 위메이드는 콘텐츠와 플랫폼에 대한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게 됐다”며 “특히 위메이드의 충분한 현금은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사단계에 있는 위메이드는 조이맥스의 인수대금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예상금액(약 600~700억 원)을 제외하고도 1500억 원 이상의 현금이 남아있는 셈이다.

네오위즈게임즈도 지난 1분기 말 가용현금이 1230억 원으로, 씨알스페이스 인수금액(127억 원)을 제외하고도 1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연초부터 적극적인 M&A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CJ인터넷도 1230억 원의 가용현금을 가지고 있다.

CJ인터넷은 올해 초 게임개발사 씨드나인과 PC방업체 미디어웹을 차례로 인수했고, 게임하이 인수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등 연초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지만, 매각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계 기업인 액토즈소프트도 보유 현금이 736억 원이다.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성장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M&A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들어 다음과 하나로드림이 지난 게임하이 인수전에 각각 참여하는 등 포털업체들도 게임회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점점 뜨거워지는 M&A 광풍 속에 포스트 M&A의 주인공은 누가 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