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 1백년을 위하여”
“신아 1백년을 위하여”
  • 고은
  • 승인 2010.06.0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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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일보 8주년 기념 축시
지금 무슨 아침인가
밤새도록 흘러오는 강물
저 뫼모롱이
저 들녘 가로질러
아무탈 없이 흘러가는가
지금 무슨 아침인가
또 무슨 날벼락에
눈 뜬 아침
혼비백산해야 하는가
지금 무슨 아침인가
바다 건너
어느나라에서
무슨 궂은소식 몰려오는가
지금 무슨 아침인가
해 뜨자마자
귀청 뚫리는 갑론을박
아직도 멈출 줄 모르는가
한쪽이 다른 한쪽을
목 조르는 주장들인가
누구의 통합
누구의 소통인가
누구의 분열인가
누구의 왕따인가
지금 무슨 아침인가
새 소리 노래 소리 들어야 할 때
고막 터지는 소음 150폰의 소음 뒤흔드는 아침인가
지금 무슨 저녁인가
하루의 고된 삶 달래는
어머니같은 어스름
오냐 오냐
아버지 같은 어스름
골목길 들어서면
우리 삽살이
우리 해피 껑충거리며
꼬리쳐대는 기쁨의 저녁
하루의 사실들
하루의 진실들
얼마나 지친 날들의 그것인가
지금 무슨 밤인가
기필코 거짓일 수 없는 밤
속일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밤일 것
지금 무슨 내일의 밤인가
과연 더 좋은 내일이 오는 밤인가

신아야
강산의 눈
강산의 귀
이 강산의 입 신아야

그대 신아 1백년
그대의 말
그대의 뜻
흘러
흘러
흘러
저 바다 1백년에 이르기를
언제까지나 파도치는
살아있는 진실의 바다이기를

지금 무슨 대낮인가 무슨 한밤중인가
이 멈출 수 없는 질문의 혼으로 하여금
길고 긴 혼신의 진실이기를

신아야

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