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3분기 실적 칼바람…상위 10개사 중 하나·신한 '적자전환'
증권사 3분기 실적 칼바람…상위 10개사 중 하나·신한 '적자전환'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11.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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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충당금 적립 등 영향…만기 다가오는 부동산 PF 추후 변수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로 중소형 증권사 3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증권사마다 실행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가 다가오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일부 증권사들은 부동산 관련 부서를 조직 개편하는 모양새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중 올해 3분기 실적이 가장 부진했던 곳은 하나증권이다.

하나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5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00%나 급감하며 적자 전환했다.

또 같은 기준 당기순손실도 48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133.42% 떨어졌다. 

매출은 2조4834억원으로 56.10% 줄었는데, 특히 IB 부문에서 많이 감소했다. IB 부문 영업이익은 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33억원이나 쪼그라들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올해 4분기에는 주요국 금리 인상 종료가 기대되지만, 연말 자금시장 경색 불안감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IB 금융 시장 안정화와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증권은 안정적이고 성장성이 높은 부문의 프로젝트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기존 보유 미매각 자산의 매각과 손익 개선 등 자산건전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며 기업금융 등 전통 IB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기존 부동산 중심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 당기순손실 18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금리가 오르는 등 영향에 자기매매손익이 줄고 영업외이익 부문에서 사모펀드 관련 보상 비용이 1200억원 발생한 영향이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으로 다가온 부동산PF 만기는 증권사 실적을 위협하는 주요 요소로 떠올랐다. 이에 몇몇 증권사는 부동산 관련 부서를 축소하거나 아예 개편하며 대응 마련에 한창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증권사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은 28조4000억원이다. 연체율은 17.28%이며 고정이하여신자산(부실채권) 규모는 3조749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7%나 늘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7개 본부가 있던 부동산 사업부를 4개 본부로 통폐합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한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부동산금융 부문 영업 조직을 효율화한다며 임원 구조조정에 나섰다. 특히 자리에서 내쫓긴 임원 7명 중 5명이 부동산 사업 관련 임원이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 증권사 하반기는 운용 실적이 저하되면서 연간으로는 상고 하저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소형사의 경우 국내 부동산 PF에 대한 손실 부담이, 대형사의 경우 해외 부동산 투자에 따른 손실 부담이 손익과 재무구조에 앞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상당 규모의 브릿지론이 만기 연장을 통해 부실화가 지연되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선별적인 만기 연장과 재구조화로 부동산 PF 시장의 기조가 변할 경우 미뤄뒀던 부실이 빠르게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