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 인체를 좌우한다”
“폐가 인체를 좌우한다”
  • 서효석
  • 승인 2010.06.0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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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석의 편강보감-2/오장육부이야기2
치열했던 선거전도 단 하루를 지나고 보니 다 과거지사다.

요즘의 선거법은 옛날과 달라서 매우 엄격하게 제정되어 있다.

옛날 옛적 선거 때는 으레 막걸리 사발이 돌고 돈 봉투가 쥐어 지는 게 다반사였지만, 요즘은 향응을 제공받았을 경우 최고 50배까지 ‘먹은 사람’이 물어내야 한다.

철없는 대학생들이 밥 한 끼 얻어먹었다가 최고 백만 원 가까운 벌금을 물게 되었다는 보도를 보면서 ‘먹인 어른’들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먹은 것이 아주 적어서 모자랄 때, 왜 사람들은 ‘위에 기별이 가지 않는다’고 하지 않고 하필이면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다’라고 할까? 줏대 없는 사람을 가리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라고 하는 말처럼 간과 쓸개는 그야말로 ‘딱 붙어’ 있다.

그런데 소화에 매우 중요한 쓸개즙은 정작 쓸개(담낭)가 아닌 간에서 생성된다.

쓸개즙에 포함된 수분과 전해질은 위에서 작은창자로 넘어 온 미즙(靡汁 : 음식물이 소화액과 섞인 것)을 중화시키는데, 이에 따라서 간은 엄연히 소화기관으로 분류된다.

게다가 간은 위(胃)보다 위쪽에 있다.

‘간에 기별’은 그래서 나온 말이다.

각설하고 지난 회에 말씀드린 대로 오장 육부를 알아보자. 먼저 오장은 심장(心臟 : 염통), 폐장(肺臟 : 허파), 간장(肝臟), 신장(腎臟 : 콩팥), 비장(脾臟 : 지라)의 다섯 장기(臟器)인데 심장은 정맥혈을 모아들이고 동맥혈을 온몸으로 내 보내는 펌프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폐는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고 산소를 받아들여 공급하며, 간장은 혈액과 영양소를 저장하고 해독작용을 한다.

신장은 혈액 중의 노폐물을 제거하며 비장은 몸 안의 수분 조절과 혈액을 통솔한다.

다음 육부는 방광(膀胱), 담(膽 : 쓸개), 위(胃), 대장(大腸 : 큰창자), 소장(小腸 : 작은창자), 삼초(三焦)의 여섯 부위다.

방광은 신장에서 보내주는 오줌을 일시 저장하는 곳이요, 쓸개는 쓸개즙을 저장하며 소화를 돕고, 위는 음식물이 영양화 되기 쉽도록 곤죽으로 만드는 일을 하며, 소장은 위에서 나오는 음식물을 영양으로 흡수한다.

대장은 영양이 흡수되고 난 음식물의 찌꺼기와 수분을 처리하고 배설하는 곳인데, 삼초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 좀 어려운 개념이다.

어쨌든 삼초는 상초, 중초, 하초의 셋으로 나뉘는데 특정 장기를 이르는 말이 아니고 기능 중심으로 몸을 나눠 보는 것이다.

상초는 몸의 윗부분으로 호흡기계통을, 중초는 가운데 부분으로 소화기계통을, 하초는 배꼽 아랫부분으로 비뇨기계통을 지칭하는 말이다.

오장 중에서 심장과 폐장은 흔히 ‘심폐 기능’이라는 말이 보여 주듯이 밀접한 관계가 있는 형제 장기다.

그런데 사람들은 몸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로 심장을 드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가장 중요한 시설에 타격을 가했을 경우 ‘적의 심장부에 치명타를 가했다’라거나, 또는 어떤 결정적인 순간에 놀라운 일을 당하면 ‘심장이 얼어붙는 듯했다’라고 하는 말에서도 알 수 있는데 그러나 필자의 견해는 이와 다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으뜸 장부(臟腑)는 바로 ‘폐’인데 그 이유는 다음 회에 이어서 계속 설명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