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한살에 오빠라 불리는… 조·용·필
예순한살에 오빠라 불리는… 조·용·필
  • 김지은기자
  • 승인 2010.05.30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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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50대 여성 관객들 10대 시절로 돌아간 듯 잠실벌 ‘들썩’
진정한 ‘오빠’는 세월을 타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은 공연이었다.

예순한살에도 오빠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 28일 밤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가수 조용필(60)의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사랑 콘서트 ‘러브 인 러브’는 명불허전이었다.

올해 환갑임에도 어느 젊은이 못잖은 열정을 뽐낸 조용필의 모습이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5만여명의 팬 중 상당수를 차지한 40, 50대 여성들은 마치 10대 시절로 돌아간 듯 거리낌 없이 “오빠”를 외쳤고 잠실벌은 들썩거렸다.

여자 어린이가 물속에 잠겨 있는 영상으로 콘서트는 출발했다.

이 어린이가 수면 위로 나오는 동시에 폭죽과 동시에 팬들의 환호가 터지면서 화려한 무대를 예고했다.

이글거리는 태양의 영상을 내보내던 무대 중심의 대형 스크린을 양쪽으로 가르고 등장한 6m 쯤 허공에 뜬 무대에 선 조용필은 ‘태양의 눈’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일성’, ‘해바라기’ 등을 부르며 공연을 초반부터 절정으로 치닫게 했다.

“오늘로 잠실 주경기장에서 다섯번째 공연하는 것 같다”며 “매번 할 때마다 새롭고 설레는 한편 두렵기도, 심지어 무섭기도 하다”고 밝혔다.

“음악한 지 얼마 안 돼 다소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은데 좀 더 열심히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어수선할 때지만 이 순간 만큼은 행복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 ‘못찾겠다 꾀꼬리’, ‘물망초’, ‘사랑해요’ 등 신나는 곡을 잇따라 들려주며 팬들을 자극했다.

‘Q’, ‘바람의 노래’ 등 조용한 곡들을 부르며 로맨틱한 분위기로 완급도 조절했다.

‘꿈’, ‘자존심’, ‘그대여’, ‘장미꽃 불을 켜요’, ‘위탄연주’ 등 히트곡 퍼레이드는 계속됐고 팬들은 환호작약했다.

팬들은 목이 터져라 “앙코르”를 외쳤다.

조용필은 ‘잊혀진 사랑’과 ‘여행을 떠나요’를 꺼냈고, 밤하늘에서는 불꽃놀이가 벌어졌다.

이후 ‘친구여’를 팬들과 합창하면서 공연은 막을 내렸다.

마지막에 재가동된 무빙 스테이지는 다시 봐도 경이로웠다.

140여분 공연에서 주경기장을 3층까지 꽉 채운 팬들은 야광봉을 쉴 새 없이 흔들었다.

공연 자체에 몸과 마음을 맡겼다.

지난 3월 내한 공연한 ‘포크록의 전설’ 밥 딜런(69) 같은 뮤지션을 한국에서 찾았다.

가요 풍토에서 그 나이에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그룹사운드 음악을 한다는 것부터 ‘정상’은 아니었다.

음향과 무대 장치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음악에 맞춰 시시각각 변하는 영상, 음향 효과를 따라 폭발하는 폭죽과 불꽃은 콘서트를 축제로 몰아갔다.

이 곳의 함성은 같은 시간의 야구장을 능가했다.

조용필은 29일 오후 7시30분에도 주경기장 무대에 섰다.

이틀 동안 10만명의 관람객을 동원, 1996년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이틀 간 6만5000명을 불러들인 마이클 잭슨(1958~2009)의 기록은 깨졌다.

단일 가수가 유료 청중을 대상으로 한 공연으로서는 국내 최대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