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牛)
소(牛)
  • 박 태 건 국장
  • 승인 2010.05.27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牛)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가축 중의 하나로 기원전 6000년 쯤 서남아시아와 인도에서 인간에 의해 길들여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800~2000년 전의 일이다.

소는 우직함과 고집, 그리고 때로는 아둔함과 미련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이는 충직함의 다른 표현이기도하다.

옛부터 편안하고 인자한 소관련 꿈을 꾸면‘조상들이 자손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여 소의 소중함을 조상과 결부시켜 생각해 왔다.

농사를 천하의 근본되는 일이라 생각했던 전통사회에서 소는 ‘생구(生口)'라 하여 하인이나 종과 같이 한 집안식구처럼 사람 대접을 받았다.

최근까지도 소는 농사를 짓는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풍부한 노동력을 제공해줄 뿐 아니라 집안에서 가장 귀한 재산으로 여겨졌다.

지난해에는 경북 봉화의 한 시골마을 노인과 소의 30년 우정 그린 애틋한 영화‘워낭소리'가 제작돼 저예산 독립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00만 관객을 넘기며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인간이 농사에 소를 이용하면서 농경시대 역사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소의 이용은 인간의 생산 활동이 인력에서 축력으로 바뀐 것을 의미하고, 인간의 생산 활동에서 축력의 이용은 인간의 생활을 변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래서 인간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 소를 숭배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소는 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오면서 죽어서까지 충직함을 다하고 있다.

소는 피 한 방울까지 먹을거리(선짓국)로 사람에게 선물한다.

심지어 쓸개에 병으로 생긴 응어리인 우황(牛黃)을 만들어 사람의 생명을 건지는 고귀한 약재로 제공하기도 한다.

오직하면 ‘소는 방귀와 하품밖에 버릴 것이 없다'고 했겠는가. 용맹스러운 투지와 힘으로 일세를 풍미했던 의령소 ‘범이’의 죽음 소식이 소에 대한 단상을 되새김질 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