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여간첩에 포섭된 공기업 간부
채팅 여간첩에 포섭된 공기업 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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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5.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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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채팅을 하다 여간첩에 포섭된 얼빠진 서울메트로 간부가 지하철 기밀자료를 넘겼다가 공안당국에 적발된 사건은 우리사회 대공 안보의식이 얼마나 허약해졌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전직 서울메트로 간부 오 모(52)씨는 서울지하철 1-4호선의 위기대응 매뉴얼, 승무원 명단 등이 포함된 내부 정보를 북한의 30대 공작원 김미화에게 전달 북한에 보고하게 했다.

김미화가 북한에 보고한 정보들은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지하철 테러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적발 못했을 경우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오씨는 동거하던 김미화가 북한 공작원임을 밝혔는데도 서울메트로 종합관제소 컴퓨터에 저장된 종합사령실 비상연락망 승무원 근무표 위기상황 발생시 대응방안 등을 USB메모리에 담아 북한에 넘겼다.

우리는 서울메트로에 허술한 보안관리 체계를 철저히 재점검할 것을 촉구한다.

북한의 보위부 소속 김미화는 조족으로 위장해 중국의 관광지 장자제에서 일하면서 2007년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안 오씨와의 연인관계를 맺고 있다.

국민의 안보 불감증이 이지경이다.

간첩을 잡았다는 발표에도 인터넷에는 ‘때가됐군’ ‘그러줄 알았다’는 등 불신과 비아냥 댓글이 주를 이룬다.

이뿐인가 천안함 격침이 북한 소행임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입증해도 믿으려 하지 않은 사람이 적지 않다.

참으로 개탄스럽다.

여행사 직원으로부터 공무원과 경찰이 다수 포함된 관광객 명단을 넘겨받기도 한 김미화는 지난해 탈북자로 위장 입국했다.

북한은 지난 3월 26일 백령도에서 천안함을 어뢰로 공격해 침몰시켰다.

또 망명한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를 암살하기 위해 공작조를 파견 했으나 당국에 4월20일 구속됐다.

북한정권의 대남 교란 파괴공작이 무차별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확인한다.

간첩 김미화 사건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지하철 안전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국민의 대공 경각심에 허점을 드러내면 위험하다는 점도 경고해 주었다.

김미화는 성 (性)을 무기로 남성들을 유혹 해 기밀을 빼내고 탈북자로 위장해다는 점에서 2008년 간첩 혐의로 검거했던 원정화 (여36)와 닮은꼴이다.

북한정권은 지난해 말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척 하면서 같은 시기에 대남 교란 공작을 펼쳤음이 드러났다.

얼빠진 공기업 간부가 국민의 대공의식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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