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시선으로 도시를 담는다
예술가의 시선으로 도시를 담는다
  • 김지은기자
  • 승인 2010.05.16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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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가 7인 ‘흔적의 발견’… 내달 11일 대안공간 충정각서
도시는 인간사의 흔적이다.

유사 이래 인간활동 대부분은 도시에서 이뤄졌고 그 흔적을 역사로 기록했다.

도시는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네트워크‘들’의 흔적이다.

정치와 경제, 사회의 활동무대이자 삶의 터이다.

서울 충정로3가 대안공간 충정각에서 6월11일까지 열리는 ‘흔적의 발견’은 예술가의 시선으로 쫓은 도시를 담는다.

어릴 적 발자국이나 오래된 골목의 곰팡이 냄새, 음식 냄새 가득한 포장마차 등 삶의 흔적을 찾는 강은구 김병주 나인주 박능생 손유미 조혜진 허수빈 등 7명의 작품이 걸려있다.

강은구는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철판 위에 고층빌딩과 공장이 있는 도시 풍경을 드로잉한 뒤 윤곽을 잘라내 일으키는 방법으로 도시 풍경을 재현한다.

마치 금속으로 만든 팝업 북처럼 재미있다.

나인주의 2006년 다대포 작업은 할머니가 살던 부산의 골목 풍경을 담았다.

보고 싶은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즐거운 길의 향수와 할머니의 소박한 흔적들을 더듬는다.

김병주의 작업은 공간에서 시작된다.

닫혀있는 공간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공간을 이루고 있는 구조를 허물고 그 구조의 경계에 주목한다.

경계의 모호성은 공간이 규정된 의미를 지닌 고정된 것이 아니라, 대상의 관계에서 공간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박능생의 최근작은 서울의 이미지에 주목한다.

서울이라는 공간에 공존하면서도 높은 빌딩숲에 가려 보지 못하는 인왕산을 그려냈다.

잠시 잊고 있던 서울의 풍경을 찾는 작업이다.

손유미는 도시가 가지는 공적인 면과 이 거대한 유기체 안에서 개인의 삶이 가지는 고유성의 관계를 연결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라이트 패널, 수천개의 LED, 전자판, 아두이노 보드 등이 작가가 사용하는 재료들이다.

이 모든 것들은 사진 이미지와 조합되고, 아크릴 패널에 넣어져 와이어와 고리로 연결돼 전시공간에 설치된다.

사진 위 도시의 주거 밀집형 건축물과 거대 도시의 인프라들은 현실적 지표로부터 분리돼 허공에 떠 있는 듯 보인다.

미세한 빛에 반응하도록 프로그래밍된 LED는 휴대전화 화면의 작은 불빛으로 발광반응을 시작한다.

조혜진은 추억으로 남은 공간을 미니어처로 제작한다.

오래 전 골목에서 만날 수 있었던 낮은 담장들과 누구나 드나들었을 법한 철대문, 그리고 도시 외곽에서나 볼 수 있게 된 다방과 이발소 같은 추억의 장소들이다.

기억에만 머물러 버린 사물과 공간을 해석하는 작업으로 향수를 끄집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