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조망 확보·고층 입주민 편의시설 등 다양한 설계 아이디어 제안
'소유주 분담금 제로화' vs '합리적 공사비' 등 비용 측면 이점 제시

3년 전 경기도 용인시에서 아파트 리모델링을 공동 수주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이번엔 서울 정비사업장에서 격돌한다. 이들 회사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 한강 조망 확보 방안과 고층 입주민을 고려한 편의시설 등 다양한 설계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시업비 측면에서도 조합원의 관심을 끌 만한 조건을 제시했는데 현대건설은 동일 평형 입주 소유주의 분담금 부담을 없애기로 했고 포스코이앤씨는 현대건설보다 700억원 넘게 저렴한 공사비 계획을 내놨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진행된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입찰에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1975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지어진 588가구 규모 단지로 현재 재건축이 추진 중이다. 최고 56층 5개 동, 아파트 956가구와 오피스텔 210호 등을 짓는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된 상태다.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2020년 경기도 용인시에서 '용인 현대성우8차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공동 수주한 후 3년 만에 서울 정비사업장에서 맞붙게 됐다. 당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용인 현대성우8차 리모델링 시공권을 두고 경쟁 구도를 형성했지만 결국 컨소시엄을 맺어 공동으로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여의도 1호 재건축 단지라는 상징성을 담아 단지명을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로 제안했다. 오피스텔 모든 세대에 복층형 설계와 프라이빗 테라스를 도입하고 거실 천장 높이를 5.5m로 높게 잡아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입주민이 정원을 소유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세대별 외부 테라스도 제시했다.
또 입주자만 이용할 수 있는 스카이 커뮤니티를 제안했다. 응급 환자 발생 시 도심 항공 이동 수단을 이용해 신속한 진료를 받도록 돕기 위해 옥상에 버티포트 착륙장을 설치하고 한강·남향 조망을 최대로 확보하도록 할 예정이다.
소유주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계획도 내놨다. 분양 수익을 극대화해 같은 평형에 입주하는 소유주는 분담금을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주거 시장을 선도하는 경험과 노하우에 더해 여의도에 최초로 선보일 디에이치 상품을 통해 소유주에게 최고의 미래가치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도 고급 주거 브랜드 '오티에르'를 제시하며 맞불을 놨다. 맞통풍 구조와 전 세대 한강 조망이 가능한 3면 개방 구조를 제안했다. 고층 아파트 입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층별 가구 수만큼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최상급 유럽산 마감재를 적용할 예정이다.
비용적 장점도 내세웠다. 포스코이앤씨는 한양아파트 재건축 공사비를 7020억원으로 제안했다. 현대건설이 제안한 7740억원 대비 700억원 넘게 낮은 수준이다. 회사의 이익을 내려놓고 역량을 모두 쏟는다는 각오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한양아파트 소유주 중 60대 이상이 60%인 점을 고려해 사업 지연 없는 초고속 사업 계획과 여의도 정서를 적극 반영한 미래지향적 건축설계를 제안했다"며 "소유주 부담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사업 조건들을 모두 준비했다"고 말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시공사 선정 총회는 다음 달 29일로 예정됐다. 재건축은 조합 방식이 아닌 신탁 방식으로 진행되며 KB부동산신탁이 사업을 시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