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독점주의도 개선돼야
의료 독점주의도 개선돼야
  • 김 종 순
  • 승인 2010.05.1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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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물론 선진국에서도 특정 이익집단의 독점횡포는 커다란 사회적 폐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의료행위에 대한 의사들의 독점주의는 점점 철옹성으로 바뀌고 있어서 이를 계속 방치하면 큰 부작용과 함께 결국 국가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걸림돌이 될 것이 뻔하다.

돌이켜 보면 의사들의 진료행위에 대한 독점주의는 의사와 약사들 간의 오랜 분쟁을 거쳐 10여 년 전인 2000년을 고비로 해서 의사들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이 났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의사들의 처방전 없이 약을 사먹을 수 없다.

이는 약물의 오남용을 막는 등 장점이 많겠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본다.

한국의 전통적인 민간치료행위가 불법화됨으로써, 가족에 대한 긴급처방의 길마저 봉쇄된 것은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실례를 들면 50년 전만해도 할아버지들은 비상약으로 아편을 소지하고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광란을 일으키면 이를 조금 먹임으로써 깨끗이 그리고 완벽히 치유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요즘 세상으로 치면 상상도 못할 중죄에 해당한다.

물론 위와 같은 실례는 현행 의료제도의 당위성이 태양 같다면 촛불에 비유될 수도 있지만, 정작 문제는 “달도 차면 기운다는 데”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는 한계를 모르고 커져만 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의 의사들은 모두 천재(天才)라는 점이다.

이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의과대학은 수재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는 사실을 국민 모두는 익히 알고 있다.

서울 대학에 합격하는 정도의 실력으로도 다른 대학의 의과대학에 들어갈 수 없는 경우도 많다.

한 반에서 일등이 아니라 전교수석을 하는 수재들도 의과대학에 입학하기가 힘들며 명실공이 천명에 한 명 꼴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천재(天才)들이 몽땅 의과대학으로 몰리는 현실이 문제가 아니라면 이는 타고난 둔재라고 생각된다.

이러다가는 기초학문이 몽땅 쇠퇴하는 국가적인 손실이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현실은 의사들의 집단 이기주의가 만들어 낸 결과이기도하다.

그런데 사실 천재들은 좀 남다른 데가 있기 마련이다.

보통 인간미보다는 좀 괴팍하고 이기적인 면모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으로 천재 출신의 의사들을 찾는 일반 환자의 존경심과 두려움은 사실 큰 부담이다.

실제로 아들벌이 되는 젊은 의사에게 부모벌이 되는 신사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존대를 하고 의사는 반말로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조선시대 의원은 중인이 담당했었다.

그럼으로 인술이 행해졌고 백성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

의사들은 꼭 천재가 아니라 자바심이 많고 생명을 아끼는 고귀한 성품을 타고난 사람들이 맡도록 하는 제도개선은 불가능한일인지? 의사 스스로가 고찰해 보아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천재들이 몽땅 의사직업에 투입되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는 물론이려니와 연구실적과 창조를 목표로 하는 천재들에게 불행이 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