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앞 다가온 국감…은행권 CEO 국회 증인석 설까
한 달 앞 다가온 국감…은행권 CEO 국회 증인석 설까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9.1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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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고·가계대출 급증 '화두'…증인 채택 여부 금주 결정
(왼쪽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사진=각 은행)
(왼쪽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사진=각 은행)

내달 국회 국정감사가 막을 올리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권 최고경영자(CEO)의 국감 증인 채택 여부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는 각종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이슈 등에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은행장과 부행장이 증인으로 소환된 바 있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은행권 경영진들은 횡령 등 사고 재발을 막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올해 역시 은행권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올해도 은행권 CEO 국감장 출석에 무게가 실린다.

18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국감은 내달 10일부터 시작한다. 이중 은행권을 다루는 국회 정무위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감은 같은 달 12일, 16일에 각각 열리며 27일에는 금융위·금감원 종합 국감이 진행된다.

국회 정무위는 여야 간사를 통해 국감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명단을 취합한 뒤 협의를 거쳐 이번 주 중 최종 명단을 채택할 계획이다.

올해 정무위 국감에서는 라임펀드 특혜환매 논란과 가계부채, 금융사고 등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최근 금융사고 발생 시 CEO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에 발의된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내부통제 관련 이슈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작년 국감에서 정무위는 2017년 이후 5년 만에 5대 은행장을 줄소환해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근 국민은행장과 진옥동 당시 신한은행장(현 신한금융그룹 회장), 박성호 전 하나은행장,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 등이 출석해 금융사고를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은행장들의 장담이 무색하게 올해 들어서도 금융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KB국민은행에서는 주식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직원들이 127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BNK경남은행 직원이 7년 동안 회삿돈 1000억원을 넘게 횡령?유용한 게 적발됐다.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인 DGB대구은행도 최근 직원들이 소비자 동의 없이 계좌 1000여개를 무단 개설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올해 국감 역시 사고가 발생한 은행 CEO 위주로 국감장 출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큰 개선이 없었던 만큼 횡령 사건이 발생한 은행은 더 강도 높은 추궁이 가해질 것이라는 분위기다.

내부통제뿐만 아니라 최근 급증하는 가계부채도 주목되는 만큼, 사고 발생 은행 외 다른 은행장들 역시 가계대출 관리 소홀 등 사유로 증인으로 채택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내부통제 관련해 은행장을 넘어 금융지주 회장까지 증인석에 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금융지주 회장들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이 국감 일정과 겹쳐 국감 증인 소환을 피했다. 하지만 올해는 두 일정이 다른 만큼 금융지주 회장이 국감장에 설 여지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회에서 확정되기 전까지는 실제 국감 증인에 채택될지 알 수 없다”면서도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문제는 지난해 국감에서 지적됐음에도 올해 여러 사고가 발생한 만큼, 증인 채택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