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단식 16일차 李 병원 입원 권고... "대단히 위험한 상황"

단식 16일째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단식 농성장에서 70대 남성이 혈서를 쓰려다 제압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틀 연속 국회에서 흉기 소동이 발생해 국회 보안에 비상이 걸렸단 지적이다.
국회경비대에 따르면 이날 정오쯤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내 민주당 당대표실 앞에서 70대 남성 A씨가 흉기를 들고 자해 시도를 하려다 국회 직원들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 남성은 돌연 흉기를 꺼내 "나라가 망하고 있다"며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자해해 혈서 작성을 시도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엄지손가락을 다치긴 했지만 큰 부상은 입지 않았고 국회경비대는 이 남성이 스스로 다친 만큼 죄를 묻긴 어렵다며 일단 귀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자신을 이 대표 지지자라고 밝혔다.
앞서, 전날에도 기존 이 대표가 머물렀던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천막에서도 이 대표 지지자라고 자처한 50대 여성 B씨가 흉기로 경찰을 공격해 여성 경찰 2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기도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전날 국회 흉기 난동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며 "국회의장으로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편, 단식 16일차를 맞는 이재명 대표의 건강 상태에 대해 '대단히 위험한 수준'이란 의료진 진단 결과가 발표됐다. 당대표 비서실장은 천준호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이 대표에 대한 의료진의 진단 소견을 전하며 "전체적인 신체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돼있고 특히 공복 혈당 수치가 매우 낮다. 건강이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진이) 이 대표의 입원을 권고한다"면서도 "이재명 대표는 단식을 지속하겠단 의지를 매우 강하게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엔 시민사회 원로들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등이 당대표실을 찾아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대표적 비이재명(비명)계 인사인 조응천 의원도 홀로 이날 농성장을 찾아 이 대표에게 직접 단식 중단을 제안하기도 헀다.
이 대표는 단식 장기화에 따른 건강 악화로 인해 자리에 누운 채 특별한 대답 없이 이들의 발언을 들었다.
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들과 원외지역위원장들도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함께 투쟁하겠다며 동조 단식에 돌입했다.
민주당 이학영 의원을 포함한 당 소속 의원들과 원외 지역위원장 등 20여명은 이날 국회 본청 앞 단식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알렸다. 이들은 "이재명 대표 혼자 목숨 걸고, 생명 걸고 막아내게 바라볼 수 없다"며 "민주당 의원들, 청년위원단이 함께 모여 이 대표와 함께 버티고 투쟁 이어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미 3일째 동조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전용기 의원(당 전국청년위원장)도 "끝까지 싸워나가겠단 의미로 청년당원들이 삭발식도 했다"며 "목숨 건 단식 투쟁을 함께 하고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