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기업 수장’ 프리고진, 쓸쓸한 장례식…고향 묘지에 안장
‘용병기업 수장’ 프리고진, 쓸쓸한 장례식…고향 묘지에 안장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08.3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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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묘지서 비공개로 진행
푸틴 대통령 ‘불참’…23일 비행기 사고로 사망
29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묘지에서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비공개 장례식이 열린 가운데 그의 무덤에 사진이 놓여 있다.(사진=EPA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묘지에서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비공개 장례식이 열린 가운데 그의 무덤에 사진이 놓여 있다.(사진=EPA 연합뉴스)

최근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묘지에 안장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P 통신은 29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의 언론 담당이 텔레그램에 “프리고진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싶은 사람은 그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포로홉스코예 묘지로 가라”는 글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타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유족의 뜻에 따라 프리고진의 장례식에는 가족과 친구들만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앞서 프리고진은 지난 23일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바그너 전용기에 탑승했다가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지난 6월 무장 반란을 일으킨 지 두 달 만이었다.

프리고진은 요식업 경영자 출신으로 식당을 운영하면서 젊은 시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약했다. 

그는 크렘린궁의 각종 행사를 도맡으면서 ‘푸틴의 요리사’로 불렸으며, 지난 2014년에는 바그너그룹을 창설하고 아프리카와 중동 등 세계 각지 분쟁에 러시아 정부를 대신해 개입하며 세력을 키우고 이권을 챙겼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전면에 나서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데 결정적 공을 세웠으나, 이 과정에서 러시아 군부와 갈등을 겪었다.

결국 그는 지난 6월 러시아 군 수뇌부 처벌을 요구하며 무장 반란을 일으켜 부하들을 이끌고 단숨에 모스크바 앞 200㎞ 지점까지 진격했다가 돌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를 받아들여 하루 만에 반란을 끝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의 장례식에 참석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고로 함께 사망한 바그너그룹의 물류 담당 발레리 체칼로프의 장례식도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북부 묘지에서 진행됐다.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