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관 배제, 근본 대책 아냐…현장 자체 개선 방안 찾아야"
"LH 전관 배제, 근본 대책 아냐…현장 자체 개선 방안 찾아야"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3.08.2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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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설계·시공·감리 전문성 강화 우선…상호 감시 체계도 필요"
'외국인 근로자 소통 문제 해소'·'균형 잡힌 상벌 제도 도입' 주장도
LH 발주 공공주택 중 전단보강근 누락이 확인된 경기도 양주시 양주회천 A15블록 공사 현장. (사진=서종규 기자)

건설·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로 'LH 출신 전관 배제'를 LH 아파트 부실 해소의 근본적 방안으로 보지 않았다. 설계·시공·감리 전문성 강화와 현장 상호 감시 체계가 우선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건설 현장의 소통 문제를 해소하고 공사 품질에 대한 상벌 제도를 적절히 시행하는 등 현장 중심 현실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0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전관(前官) 카르텔 혁파를 위한 긴급회의'를 열고 LH 설계공모 과정에서 전관 업체의 계약 참여 제한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LH가 현재 설계공모 심사위원을 외부 인사로 구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LH 출신이 몸담은 전관 업체 수주가 많다는 지적을 해소하기 위해 계약 참여 자체를 제한하는 방안을 꺼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LH 전관 업체가 LH 일감을 수주하는 것을 '후배들을 유착으로 이끌면서 미래 세대 기회를 빼앗는 세대적 약탈행위'로 규정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시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LH 전관 카르텔 혁파를 위한 긴급회의'를 했다. (사진=국토부)

전문가들은 전관을 공공주택 설계공모에 아예 배제하는 것보다는 설계와 시공, 감리 등 현장 작업 자체에서 개선 방안을 찾아야 부실시공을 근절할 수 있다고 봤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MD상품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전관도 문제일 수는 있지만 시행과 시공, 설계, 감리 등 분야에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서로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부실시공을 막기 위한 개선 사항을 찾아야지 전관에만 집중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LH 부실공사 논란은 제도가 없어서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며 "적절한 설계와 그에 충실한 시공이 이뤄지는 원칙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현장 내 실행 역량을 더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장 내 소통 부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투입 정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대로 된 설계가 이뤄졌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실제 업무를 맡는 외국인 근로자의 역량이 떨어지고 감리자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부실시공을 막을 수 없다는 논리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학과 교수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현장에서 의사소통 부재로 부실시공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이미 어느 정도 증명이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교수는 "현장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 시공과 감리 등 과정에서 소통 부재가 있을 수 있다"며 "구조 설계 등을 포함한 설계와 시공, 감리가 서로를 크로스체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공상 문제가 없고 건물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면 국가 차원에서 해당 건물을 포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재 수단만으로는 현장 내 시공 능력 자체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견해다.

안형준 교수는 "건설업은 채찍만 있고 당근은 없는 대표적 산업군인데 이는 부실 공사를 막는 발전적 방안은 아니다"라며 "실제 건물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의견과 고객 만족도 등을 조사해 건물을 지은 관계자들을 포상하고 이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제공한다면 현장에서 완벽 시공을 위한 노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