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설계 부실 검단 아파트, 현장 문제 총체적으로 살펴야"
"구조 설계 부실 검단 아파트, 현장 문제 총체적으로 살펴야"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3.08.2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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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구조기술사 인원·교육 충분했는지 따져봐야"
제 역할 못 한 '시공·감리' 업무 역량 부족 가능성도
지난 4월29일 지하 주차장이 붕괴한 인천 검단신도시 AA13-2블록 공사 현장. (사진=서종규 기자)

전문가들은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에 대해 구조 설계는 물론 현장 업무 역량을 총체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구조 설계 자체 문제에 대해선 구조기술사 인원과 교육 정도가 충분했는지 따져보고 문제가 있으면 적정 수준으로 확대,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제 역할을 못 한 시공·감리자에 대해서도 업무 역량 미달이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1일 건축·설계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지하 주차장이 붕괴한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를 두고 대한건축사협회와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간 갈등이 지속한다.

건축사들로 이뤄진 건축사협회는 정부가 사고 원인으로 '구조 설계 미흡'을 지적한 만큼 실제 구조 설계를 수행한 구조기술사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구조기술사로 구성된 건축구조기술사회는 건축사가 설계 권한을 건축주로부터 부여받고 구조 설계를 구조기술사와 협업하는 만큼 구조기술사에게만 사고 책임이 있는 건 아니라고 반박한다.

건축사와 구조기술사가 '구조 설계' 책임을 두고 다투는 가운데 한 전문가는 구조기술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구조 설계를 수행하는 구조기술사 인원이 충분한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며 "구조기술사가 실제 업무에 투입되기 전에 대학 등에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원인을 구조 설계뿐만 아니라 현장의 총체적 문제로 본다. 현장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의 역량 부족이 사고를 불렀다는 견해다.

박홍근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결국 현장 역량이 부족한 게 문제가 됐다"며 "이를테면 감리자가 많더라도 구조와 설계 등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면 제대로 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홍근 교수는 또 "충분한 능력이 있는 감리를 채용하거나 감리 채용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제도 개선보다는 현장 내 실행 역량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며 "적절한 설계와 그에 충실한 시공 등이 이뤄지면 어떤 구조가 적용되던 건설 현장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공사비에 원칙 준수 비용을 반영하고 원칙을 준수하지 않았을 때는 적절한 페널티를 부여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은형 연구위원은 "최근 자재비 증가가 업계 현안인 상황에서 현장 원칙 준수가 어려울 수 있는데 표준형 공사비가 적용되는 공공임대주택 건설에는 이 어려움이 더 클 수 있다"며 "원칙 준수에 수반하는 비용 증가가 있다면 이를 공사비에 적절히 반영할 필요가 있고 동시에 원칙을 준수하지 않았을 때는 이에 맞는 적절한 페널티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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