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학점 한국사회 신뢰도, 이제 바로 세울 때다
F학점 한국사회 신뢰도, 이제 바로 세울 때다
  • 대전/김 기 룡 기자
  • 승인 2010.04.2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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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태로 수면 아래 잠자던 세종시 수정 논란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0일 한나라당 충남지역 기초단체장 공천자들이 기자회견에서 세종시와 관련해 어떤 당론이 채택되더라도 따르겠다고 공언해서다.

물론, 한나라당 공천 방침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얼마 전까지 세종시 원안 사수를 위해 투쟁했던 그들이기에 민심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신뢰를 저버린 탓이다.

이들의 발언이 수정안 수용으로 비춰지자, 시민단체들은 낙선운동 경고를 하고 나섰다.

충청권 백여 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행정도시 무산저지 충청권 비대위’가 선두에 섰다.

또 야당의 도지사 후보들도 가세했다.

안희정 민주당 후보는 “도민의 염원과는 거리가 먼 발언”이라며 “6월 지방선거에서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선진당 후보로 확정된 박상돈 의원도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곳이 충청도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신뢰를 버린 이들을 표로 심판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당선을 위해 이완구 전지사의 공천을 희망하고 있어 비난이 거세다.

이 전지사에 대한 충청인의 신뢰(도민 70% 지지율)를 이용해보겠다는 속셈이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자신들은 지역민에 대한 신뢰를 버렸다.

그러면서 도지사직을 버리면서까지 신뢰의 기반을 탄탄히 닦아온 이 전지사를 이용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간절한 바람은 공염불로 끝날 공산이 크다.

이들은 이 전지사의 큰 뜻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다.

최근 한 취업포털이 남녀 직장인 1,6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사회 신뢰도’ 조사 결과, 한국사회 신뢰도는 100점 만점에 45.6점으로 나타났다.

불신하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신뢰를 버린 위정자들 때문이다.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당(怡堂) 안병욱은 ‘사색인의 향연’에서 “신뢰의 상실, 이것이 곧 인간의 위기의 징조다.

”라고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땅에 떨어져버린 우리사회의 신뢰를 바로 세워,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가 아닐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