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고은의 ‘만인보’
시인 고은의 ‘만인보’
  • 전 하 술 국장
  • 승인 2010.04.15 14: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인 고은의 ‘만인보’가 최근 30권으로 완간됐다.

1986년 봄 1,2, 3권이 나온지 24년 만이다.

시로 쓴 인물사전으로 통하는 만인보는 사람만을 노래한 연작시다.

시인이 유년시절부터 현재까지 만난 특정 인물들을 실명으로 다루고 있다.

작품 수는 4,001편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민족의 다양한 인물을 아우른다.

조연급 정도만 포함해도 등장인물이 5,600여명에 이른다.

고은은 시를 통해 자신이 만난 수많은 사람들, 사료ㆍ자료속에 남아있는 역사적 인물들과 이름없는 필부등 수많은 인간 군상을 거침없는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만인보에 등장하는 5,600여명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질문에 어린 시절 스쳐가듯 만났던 이웃이나 대통령을 지낸 인물이나 모두 소중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질문이 궁색한데 답변은 당연한것 같다.

이처럼 빈부나 학력에 관계없이 사람을 소중하게 여겨온 고은은 올 1월 서울대 신입생들을 모아 놓고 “너희에겐 희망이 없다.

쓰레기를 양산하는 교육제도 아래서 생겨난 쓰레기다”라고 질타했다고 한다.

엄청난 노력과 고통을 극복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기 힘든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에게 ‘쓰레기’라는 호칭은 정말 가혹하다.

왜 고은은 파란 새싹들에게 회초리를 들었을까? 답은 그들이 장차 우리 사회와 국가를 이끌어갈 주축이며 요체가 될 미래 의 지식인이기 때문이 아닐까? 힘든 4월을 보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사회 요직에 앉아 중요한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지식인들에게 “제발 잘해달라”는 애원과 “제대로 하라”는 엄중한 각성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