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토종 자원의 실용화 본격 추진
농진청,토종 자원의 실용화 본격 추진
  • 남 민 희
  • 승인 2010.04.1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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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을 비롯한 선진 각국에서 21세기를 이끌어갈 성장 동력산업으로 농업에 대한 가능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종자산업이 그 중심에 서게 되었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이래 종자에 대한 집착과 개량은 끊임없이 이루어져 왔다.

특히 각 지역의 환경에 잘 적응하고 이용성이 우수한 변이종이 지속적으로 선발되어 그 지역의 토착 재래종으로 정착되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지방 수령들로 하여금 풍수해와 같은 재난 발생시에 재해에 잘 견디는 종자를 선발·수집하여 조정에 보고하는 것은 물론 일반 농가에 증식·보급하도록 중요한 임무를 부여한 사례가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토착 재래종들은 근래에 상업적으로 육성되는 신품종 등의 육종 재료로써 뿐만 아니라 요즘 화두가 되어 있는 다양한 건강 기능성 물질을 보유하고자 세계 각국은 유전자원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으론 지적 재산권의 발동으로 자국 종자의 반출은 엄격히 통제하는 이중적인 잣대를 통해 바야흐로 한 알의 종자로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종자 전쟁의 시대에 돌입하였다.

과거 일본인들이 수집해 간 조선재래 유전자원 등은 현재 일본 농업생물자원연구소를 비롯한 여러 유자자원 기관에 분산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해외로 반출되었던 우리 재래종들에 대한 반환 사업이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관련단체들에 의해 추진되었다.

그 결과 지난 2007년부터 32작물 1,546점이 공식적으로 반환되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이 중에는 주곡인 벼뿐만 아니라 다수의 잡곡 품종도 포함되어 있다.

농촌진흥청 기능성잡곡과에서는 그 동안 재배면적 축소로 농가에서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재래잡곡의 복원을 위해 지난해 일본으로부터 반환받은 조, 수수, 기장 등 150여 품종의 생태형과 여러 가지 농업적 특성 등에 관한 연구를 농업유전자원센터와 공동으로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재래조의 기상 생태형을 밝혀 지역별 작부체계에 도입할 수 있도록 품종군을 분류하여 영농에 활용하는 등 조기 실용화에 힘쓰고 있다.

이들 자원 등은 약 1세기 전에 전국 각지에서 수집된 확실한 토종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또한 아밀로스 함량의 변이 폭이 큰 것으로 조사되어 떡, 과자, 술 등 다양한 가공식품 식재료로서의 이용 가능성도 높다.

이들은 금후 기능성 물질 탐색 등을 통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원료곡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잡곡의 생산과 이용은 현재 국내농업의 문제점인 주곡 중심의 농산물 생산에서 재래잡곡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로 농업인과 귀농인에게는 소득원을 다양화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아울러 농촌의 경관을 더욱 아름답고 풍요롭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소비자에게는 안전하고 균형 있는 식단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는 농촌이 생명과 환경,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꿈이 있는 곳으로 거듭 날 수 있는 미래의 주거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자 하는 농촌진흥청의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과도 그 맥을 같이한다.

농촌진흥청에서 올해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내 토종 종자 기증 캠페인과 해외 유출자원에 대한 재 반환 사업의 지속적 추진을 통해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품종을 육성하고 적절한 단계를 거쳐 적응지역에 보급되어 잡곡산업 활성화에 기여한다면 수천 년 동안 이 땅에서 잡곡을 재배하고 잘 보존하여 후세에 물려준 조상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