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고, 또다시 불거진 의혹들
천안함 사고, 또다시 불거진 의혹들
  • 장덕중기자
  • 승인 2010.04.0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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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발생 시기 혼선 자초 더 이상 없다던 TOD동영상 백령도 근접 항해한 이유 천안함 침몰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은 사고발생 14일째를 맞은 8일에도 여전히 명쾌히 풀리지 않고 있다.

전날 열린 천안함 생존자들의 기자회견과 민관합동조사단의 중간조사결과 발표로 인해 일정부분 의혹이 해소됐다고는 하지만 침몰 전후로 새롭게 드러난 사실 등은 또다른 의혹을 제기하게 만들고 있다.

◇사고발생 시기 혼선 자초 합동조사단의 중간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군의 초기보고체계가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알 수 있다.

당초 군당국은 26일 사고발생시간을 이날 오후 9시45분로 밝혔다.

하지만 사고발생시간은 이후 시시각각 바뀌어 결국 오후 9시22분으로 뒷걸음질 쳤다.

‘착오’와 ‘혼선’이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게 군당국의 해명이지만 ‘신속’, ‘정확’을 생명으로 하는 군이 시의적절한 대응을 못했다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이 와중에 김태영 국방부 장관과 합동참모본부가 파악하고 있는 사고발생시간이 차이가 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합동조사단에 따르면 천안함의 위치신호는 26일 오후 9시21분57초 2함대사령부의 해군전술지휘통제체계(KNTDS)에서 사라졌다.

이같은 중대사안이 발생했음에도 2함대사령부가 6분이 지난 뒤에서야 천안함 포술장이 직접 휴대전화로 상황을 알려오자 침몰 사실을 처음으로 인지했다는 조사결과는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만 따지고 보면 온갖 의혹에도 불구하고 일단 오후 9시22분이 사고발생시간으로 가장 유력하다.

하지만 백령도 방공진지에서 오후 9시16분께 확인했다는 ‘미상의 소음’은 제2, 제3의 의혹을 만들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더 없다던 TOD 동영상 합동조사단은 백령도 감시초소에서 촬영한 것이라며 세번째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을 공개했다.

군당국은 지난달 31일 40분짜리 TOD 영상을 1분20초로 편집해 공개했다.

축소공개라는 비난이 쇄도하자 다음날 전체 영상을 공개했다.

더 이상의 영상은 없다던 군당국은 스스로가 아닌 합동조사단의 조사에서 또다른 동영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망신을 당해야 했다.

특히 추가로 공개된 동영상에는 함미 침몰 장면이 담겨 있어 사고전모를 확인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 동영상이 자동녹화된 것이어서 미처 확인이 안됐다는 국당국의 해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백령도 근접항해 이유 여전히 의문투성이 합동조사단은 조사결과, 천안함이 백령도 인근해역에 머문 것은 특수한 임무 때문이 아니라 정상적인 경계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NLL을 둘러싼 정세변화에 따라 2함대의 지침에 의해 조정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의문을 남긴다.

무엇보다 김태영 국방장관의 지난달 31일 해명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당시 김 장관은 “풍랑이 셌기 때문에 일종의 피항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해군 역시 당시의 파도가 높아 정상항해가 어려웠다고 김 장관의 말을 뒤받침했다.

단순히 피항차원이었다면 이해됐을 수도 있었던 천안함의 백령도 인근해역 항해 이유는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때문에 도리어 새로운 의혹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