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 UDT歌’로 마지막 길 배웅
‘사나이 UDT歌’로 마지막 길 배웅
  • 이 성 인
  • 승인 2010.04.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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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나이다/ 강철의사나이/ 나라와 겨레위해 바친 이목숨/ 믿음에 살고 의리에 죽는 사나이’ 마지막 길을 가는 ‘UDT전설’의 영정 앞에 동료대원들이 눈물을 흘리며 ‘사나이 UDT’가를 부른다.

이들은 한 준위의 빈소에서 피붙이를 잃은 슬픔을 나누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 차가운 서해바다에서 천안함 실종자들을 구하려다 목숨을 바쳤다.

이제 그의 주검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는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살신성인(殺身成人)의 자세를 온 국민의 가슴속에 새겨 놓고 떠났다 그런 희생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야 말로 살아남은 우리의 몫이다.

천안함이 침몰하면서 승조원들만 생사의 기로에 선게 아니다 운명 공동체인 대한민국 호라는 한배를 탄 우리 모두가 위기를 맞은 셈이다.

그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고 한 준위는 기꺼이 수심 45m의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전역을 눈앞에 둔 노병에게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전우의 생명을 건지는데 자기의 목숨을 건 것이다 국가가 무너지면 그 안의 구성원인들 안전 할 수 없다는 신념이 없이는 할 수 없다는 일이었다.

더구나 정신을 못 차리고 우왕좌왕 하며 군과 정부까지 갈피를 못 잡고 혼돈 속에 휘청거리는 이때 오직 한 준위의 죽음만이 해저에 곤두박질 친 군의 위신을 다시 세웠고 애끓는 실종자 가족들과 안타깝게 지켜보는 국민들 앞에서 정말이지 할말 없던 정부에게 더 없는 방패가 돼줬으며 대한민국에 왜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세상에 증명 해줬다.

한 준위의 거룩한 희생이 모든 허물을 짊어지고 대신 그렇게 갔다는 사실이다.

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제대로 가려야할 이유다.

고인은 1975년 하사임관 후 UDT에서 특수임무만 수행한 해군 용사중의 용사다.

UDT 교관으로써 수많은 후배를 길러냈고 해군 특수전 고급과정에서는 1등을 차지한 인재(人材)다 그래서 그를 잃은 게 더욱 슬프고 아깝다 구조대에 참여하면서 그는 ‘조국과 해군을 위한 봉사’라며 잠수복을 챙겼다고 한다.

주위에서 나이의 체력을 걱정 해서 극구 말렸지만 그는 아들 같은 후배들이 어둡고 차가운 바닷속에 있다며 이를 뿌리쳤다고 한다.

사흘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구조 활동을 벌이다가 그만 자신의 생명을 돌보지 못한 것이다.

바닷속을 잘 훈련 된 젊은 구조대원조차 견디기 힘들만큼 차갑고 캄캄하며 수압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50대의 한 준위에겐 오직 후배들을 구해야 한다는 일념뿐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의 빈소 조문록에 ‘대한민국은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결코 빈말이 되어서는 안 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