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자산운용 1Q 실적 악화…'한화맨' 권희백 시름
한화자산운용 1Q 실적 악화…'한화맨' 권희백 시름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6.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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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호황 불구 실적 반토막…"자본력 통한 경쟁력 제고"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지난 3월 취임한 권희백 한화자산운용 대표의 갈 길이 멀어보인다. 한화투자증권에서 한화자산운용으로 적을 옮긴 뒤 받은 첫 성적표가 초라했기 때문이다.

권 대표 취임 전 경영 실적이긴 하지만, 시장 상황이 개선된 상황에서도 한화자산운용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만큼 고꾸라진 실적 만회를 위한 권 대표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44억원, 당기순이익 9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318억원) 같은 기간보다 54.7%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은 65.1% 감소했다.

연초 증시 호황 편승을 위해 올해 1월 ‘ARIRANG K방산Fn ETF’, ‘ARIRANG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기업MV’ 등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출시한 점 등을 고려하면 한화자산운용의 실적 감소는 뼈아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ETF 수익은 일간 잔고, 보수 등을 계산해 추산하는 점을 감안하면 ETF 상품을 다수 출시했다 하더라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금리인상 여파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직격을 맞으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는 물론 자산운용사까지 최고경영자(CEO) 유임론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화그룹은 권 대표는 한화자산운용으로, 한두희 전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한화투자증권으로 맞교체를 단행했다.

3월 말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한화자산운용의 대표로 취임한 권 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권 대표의 한화자산운용 대표 부임이 실적 개선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자산, 자본 규모가 확대되고, CEO 맞교체 결정이 보기 드문 일인 만큼 그룹 금융계열사 간 시너지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본과 자산총계는 각각 1조3594억원, 1조6316억원이다. 이는 작년 1분기(8610억원, 1조2102억원)보다 각각 57.8%, 34.8% 늘어난 규모다.

또한 권 대표는 35년째 한화그룹에서 증권, 투자 업무를 담당해 온 ‘한화맨’이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이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당시 대표로 부임하며 적자 기조를 끊고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등의 성과를 낸 것으로 유명하다.

한화자산운용의 실적이 작년(영업이익 33억원, 당기순손실 35억원)보다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가운데 1년 전과 비교해 자본, 자산총계를 크게 늘린 곳은 한화자산운용이 대표적”이라며 “확대된 자금력은 공모펀드, 대체 투자 부문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