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수신료 분리징수 철회시 사퇴… 대통령 면담 요청"
KBS 사장 "수신료 분리징수 철회시 사퇴… 대통령 면담 요청"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3.06.0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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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김의철 KBS 사장은 대통령실이 TV 수신료 분리 징수 도입을 철회하면 그 즉시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8일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여의도 KBS 시청자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런 입장을 표했다. 

KBS TV 수신료는 월 전기요금 2500원에 포함되고 있다. 도입 후 30여년간 유지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지난 3월9일부터 한 달 동안 TV 수신료 징수 방식을 국민참여토론에 부쳤다. 그 결과 총투표수 5만8251표 중 약 97%가 분리 징수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5일 대통령실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KBS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권고했다. 전기세와 통합 징수하고 있는 TV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 징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방통위와 산자부는 이를 위해 법령 개정과 후속 조치 이행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에 김 사장은 수신료 분리 징수를 철회해 달라며 철회하면 전 정권에서 임용된 자신이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수신료 수입은 징수 비용을 제외하고 6200억 원 정도였으나 분리 징수가 도입되면 1000억 원대로 급감할 것"이라며 "이는 KBS에 부여된 다양한 공적 책무를 도저히 이행할 수 없는 상황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임 정권에서 사장으로 임명된 제가 문제라면 제가 사장직을 내려놓겠다"며 "대통령께서는 수신료 분리 징수를 즉각 철회해달라. 분리 징수 추진을 철회하는 즉시 저는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방통위와 산자부와 KB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수신료 징수 방안을 논의하자고도 제안했다. 

김 사장은 "여러 차례의 활발한 토론과 격렬한 논쟁을 거쳐 이번 권고안을 결정했다는 소식은 접한 바 없다"며 "공영방송의 근간이 흔들리는 중차대한 사안을 두고 KBS는 논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으며 정부가 별도의 의견을 물어본 일도 없었다는 점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